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오는 2030년까지 전국 모든 시·군에 최소 1개 이상의 농촌특화지구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7월 20일, 「농촌공간 재구조화법」에 따라 전국에서 처음으로 농촌특화지구로 지정된 경상남도 합천군 쌍백면을 직접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송 장관은 이 자리에서 지역 주민과 마을기업 대표 등과 간담회를 열고 농촌특화지구를 활용한 정주 여건 개선과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합천군에는 두 가지 유형의 농촌특화지구가 지정됐다. 첫 번째는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펫푸드 생산·판매와 반려동물 동반 숙박·워케이션 공간을 조성하는 '농촌융복합산업지구'이고, 두 번째는 노후 계사를 철거하고 마을 힐링 숲을 만드는 '농촌마을보호지구'다.
이와 함께 농식품부는 이날 농촌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농촌특화지구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농촌 공간을 기능별로 재구조화하고 지역 특화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핵심은 세 가지로, 농촌특화지구 기반의 공간 관리 체계 마련, 집중 지원과 특례 확대를 통한 활용도 제고, 그리고 지정부터 운영까지 단계별 지원·관리 강화다.
첫째, 농촌특화지구 기반의 농촌 공간 관리를 위해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한다. 그동안 농촌 공간은 개별적이고 분산된 방식으로 개발돼 공간 전체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앞으로는 농촌공간계획과 농촌특화지구를 활용해 농촌의 여건과 특성을 살려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특히 농촌융복합산업지구(농촌융복합산업법), 스마트농업육성지구(스마트농업육성법) 등 성격이 비슷한 다른 법률상 제도를 농촌특화지구와 연계한다. 기존에 지정된 지구는 농촌특화지구로 의제해 편입하고, 새로 지정되는 지구는 시·군 농촌공간계획과의 정합성을 검토한 뒤 지정한다. 또한 농촌특화지구 유형별 목표와 기본방향, 구체적인 사례, 인센티브 등을 함께 제시해 지방정부가 현장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지정 기준도 현재보다 구체화하고 세분화해 현장 수용성을 높인다.
둘째, 농촌특화지구별로 적합한 시설을 한곳에 모을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확대한다. 우선 지구별 시설을 설치할 때 농지제도를 개선해, 취지에 맞는 경우 농지전용허가 대신 신고만으로 설치할 수 있게 완화한다. 또한 축산지구나 재생에너지지구로 지정되면 농업진흥구역 안에서도 통합바이오가스화 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재생에너지지구 내에서는 '영농형태양광법'에 따라 농업법인의 발전사업 참여를 허용하고, 농업진흥지역도 발전사업 부지로 활용할 수 있게 한다. 농촌특화지구 육성을 위한 사업 지원도 강화된다. 농촌공간정비사업(농촌특화지구형)을 개편해 지구 조성에 속도를 낸다. 기존에는 2개 이상 지구를 연계해야 지원했지만, 앞으로는 농촌마을보호지구·농촌산업지구·축산지구 등은 1개 지구만 조성해도 지원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농촌특화지구가 실질적인 집적 효과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연계 사업을 신청할 때 우선 선정하거나 가점을 부여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축산단지 조성사업(개소당 95억 원)은 축산지구를, 스마트농업육성지구 조성 지원사업(개소당 200억 원)은 농촌융복합산업지구를 우대한다.
셋째, 농촌특화지구 지정부터 지속적인 운영까지 단계별 지원을 강화한다. 지정 절차도 간소화한다. 그동안 농촌특화지구를 지정하려면 기본계획 수립 이후 종합적 실행계획 성격의 시행계획을 수립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지구 지정에 필요한 핵심 사항만 담은 '농촌특화지구계획'을 도입해 지정 기간을 단축한다.
또한 농촌특화지구 후보군을 발굴하고 농촌공간계획 수립 단계부터 전문가 컨설팅을 지원해 지방정부의 원활한 지구 지정을 돕는다. 후보군 사례로는 충남 금산의 아토피자연치유마을(농촌마을보호지구), 전북 고창의 청보리밭(경관농업지구), 전남 완도 청산도 구들장 논(농업유산지구), 전북 임실치즈마을(농촌융복합산업지구) 등이 있다.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통로도 확대된다. 주민이 직접 마을의 공간 문제를 고민하는 활동이 농촌특화지구 지정으로 이어지도록 단계적 지원 체계를 마련한다. 주민이 지구의 지정·운영 등을 위해 자율적으로 체결하는 주민 협정이 더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며 현장 실증 연구도 진행한다. 아울러 현장에서 지구 지정·운영 과정을 밀착 지원할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농촌계획 분야 자격제도 도입도 검토한다.
농식품부는 이번 방안을 통해 2030년까지 139개 시·군별 1개소 이상의 농촌특화지구를 육성하며 '삶터·일터·쉼터로서의 농촌 공간 회복'이라는 비전을 단계적으로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송미령 장관은 경남 합천 현장에서 "인구 약 200명의 평구리에 매년 4천여 명이 반려동물테마파크를 찾고 있다"며, "이 방문이 마을과의 교류·소비·정주로도 연결돼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합천군을 시작으로 농촌이 주민에게는 쾌적한 삶터가 되고 청년과 기업에는 활기찬 일터가 되며 방문객에게는 편안한 쉼터가 될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농촌특화지구는 총 8개 유형으로 운영된다. 농촌마을보호지구(소매점, 목욕장, 세탁소 등), 농촌산업지구(제조업소, 공장, 창고시설 등), 농촌융복합산업지구(소매점, 휴게음식점 등), 축산지구(기숙사, 동물병원, 가축시설 등), 재생에너지지구, 경관농업지구, 농업유산지구, 특성화농업지구로 나뉜다.
각 유형별로 다양한 지역에서 모범 사례가 추진되고 있다. 충남 금산군은 아토피 자연치유마을과 연계한 농촌마을보호지구를 계획 중이며, 경북 영덕군은 수산물 가공공장을 이전해 주민 생활공간으로 재생하는 농촌산업지구를 조성한다. 경남 고성군은 돈사를 스마트축산단지로 이전하는 축산지구를, 전북 임실군은 치즈를 활용한 농촌융복합산업지구를 운영 중이다.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경기 여주군이 마을 공동체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충남 홍성군은 가축분뇨를 에너지로 자원화하는 경축순환 체계를 구축한다. 전북 고창군은 청보리 밭을 경관농업지구로 지정해 관광과 체험을 결합한 융복합산업지구로 육성할 계획이다. 전남 완도군은 국가중요농업유산 1호인 청산도 구들장 논을 농업유산지구로 보호하고, 충남 홍성군과 전북 김제군은 각각 저탄소 친환경 유기농업과 콩 특화단지를 특성화농업지구로 조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