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수영의 과실비율 구조보기 자동차전용도로 과속 급끼어들기 vs 차로변경… 법원 “8:2 책임”

최수영의 과실비율 구조보기 자동차전용도로 과속 급끼어들기 vs 차로변경… 법원 “8:2 책임”
■ 사건의 개요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나6487 판결
본 사고는 2024년 3월 31일 0시 20분경 부산 수영구 민락동 광안대교 상판 남천동 방면 편도 4차로 도로에서 발생했다. 피고차량은 1차로에서 2차로로 차로를 변경하고 있었고, 후방 1차로를 주행하던 원고차량도 2차로로 진입을 시도하던 상황이었다.
피고차량은 2차로 전방 차량을 앞지른 뒤 방향지시등을 켠 상태에서 서서히 차로를 변경 중이었다. 반면 원고차량은 뒤에서 빠른 속도로 접근해 전방 차량 앞으로 급하게 끼어들었고, 이후 2차로로 진입 중이던 피고차량을 발견하자 충돌을 피하려 우측으로 급히 조향하다가 탄력 볼라드(시선유도봉)를 충격했다.
쟁점은 ▲과속 상태에서 앞차 앞으로 끼어드는 행위가 앞지르기 방법 위반 및 전방주시의무 위반으로 평가될 수 있는지 ▲차로변경 차량에게 요구되는 후방 확인의무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직접 차량 간 충돌이 아니라 회피 과정에서 시설물을 충격한 사고에서 책임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있었다.
■ 법원의 판단 - 과속 급끼어들기가 주된 원인
법원은 원고차량 80%, 피고차량 20%의 과실로 판단했다. 판결의 핵심은 법원이 사고의 출발점을 ‘차로변경 차량의 진로 침범’보다 ‘과속 상태에서의 무리한 앞지르기와 끼어들기’에 더 무겁게 뒀다는 데 있다.
첫째, 법원은 원고차량의 속도와 앞지르기 방식에 주목했다. 원고차량이 피고차량과 전방 차량 뒤에서 충분한 간격을 두고 따라오다가 빠른 속도로 접근해 전방 차량 앞으로 끼어들었다는 점, 그리고 최소한 피고차량과 비슷한 속도로 갔더라면 피고차량의 차로변경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는 점을 중요하게 봤다.
둘째, 법원은 방향지시등 사용 여부와 도로교통법상 앞지르기 방법 위반을 함께 엮었다. 피고차량은 방향지시등을 점등했지만 원고차량은 이를 하지 않았고, 앞차의 좌측에 다른 차가 나란히 가는 경우 앞차를 앞지르지 못한다는 법리를 근거로 원고차량의 운전방법을 비정상적이고 위험한 주행으로 평가했다.
셋째, 법원은 피고차량의 책임을 완전히 면제하지는 않았다. 피고차량 역시 차로변경 차량으로서 후방 상황을 세심하게 확인해야 한다며 일정 부분 공동원인을 인정했다.
■ 판결이유에 대한 의문점
다만 이 판결에는 의문이 남는다. 판결문에 따르면 원고차량은 제한속도 시속 80㎞ 구간에서 약 124㎞로 주행하면서 방향지시등도 켜지 않은 채 갑자기 끼어들었고, 직후 피고차량을 발견하자 우측으로 급히 조향하다가 시설물을 충격했다. 반면 피고차량은 약 108㎞로 주행했지만 방향지시등을 켠 상태에서 서서히 2차로로 진입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 사건의 본질은 피고차량의 후방주시 부족이라기보다, 원고차량의 비정상적인 과속과 급끼어들기가 사실상 전적인 위험의 출발점이 된 것 아닌가 하는 점이다.
특히 피고차량이 후방을 더 세심하게 살폈더라도, 시속 124㎞로 급접근하며 끼어드는 원고차량에 대해 실제로 어떤 회피조치를 취할 수 있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이미 차로변경을 상당 부분 진행하던 상황에서 급복귀나 급제동, 급조향은 오히려 더 큰 위험을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사건은 일반적인 차로변경 사고처럼 선행차량의 일부 과실을 당연히 전제할 사안이라기보다, 후행차량의 돌발적이고 위험한 운전이 핵심 원인이 된 사안으로 볼 여지가 크다. 그런 점에서 피고차량에게 20%의 과실을 인정한 판단은 다소 기계적인 과실배분이 아닌지, 더 나아가 피고 무과실로 평가할 가능성은 없었는지 검토되었어야 했다.
■ 판결의 의의와 시사점
이번 판결은 고속 주행 구간에서의 차로변경 사고라고 해서 언제나 차로변경 차량의 일부 과실을 전제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특히 후행 차량의 초과속, 방향지시등 미점등, 급끼어들기, 전방주시 소홀 등이 복합적으로 결합한 사안에서는 차로변경 차량의 일반적 후방주시의무를 형식적으로 인정하기보다, 실제 회피 가능성과 결과 발생에 대한 실질적 기여도를 더 엄밀하게 따져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무적으로도 이 사건은 “후방주시를 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는가”라는 질문이 빠진 채 과실비율이 정해질 경우, 비정상적으로 난입한 후행 차량의 책임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자동차전용도로 또는 고속 흐름 구간에서 발생한 유사 사고에서는 ①후행 차량의 접근 속도 ②방향지시등 사용 여부 ③급끼어들기의 정도 ④선행 차량의 차로변경 완료 정도 ⑤선행 차량에게 현실적인 회피 가능성이 있었는지를 보다 정교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최수영
법무법인 정윤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