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옥의 보험 읽어주는 사람 도수치료 관리급여 전환, 실손보험은 무엇이 달라질까?
얼마 전 오랜 고객의 집을 찾아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을 마칠 무렵 고객의 자녀가 인사를 건넸는데, 어릴 때 보았던 학생이 어느새 성인이 되어 병원에서 재활치료사로 일하고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는 내게 “7월부터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바뀐다는데, 실손보험은 어떻게 달라지나요?”라고 물었다.
나는 “관리급여가 되더라도 건강보험 적용 항목으로 전환되는 만큼, 세대별 실손보험 약관에 따른 공제금액이 적용될 뿐 보험금 지급 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상담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혹시 내가 놓친 부분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관련 고시와 질의응답 자료, 보험사의 심사기준 변경 내용을 하나씩 확인해 보았다.
결론은 예상과 달랐다.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전환되면서 실손보험금 지급기준 역시 크게 달라지고 있었다.
도수치료는 그동안 대표적인 비급여 치료였다. 같은 치료라도 병원마다 가격이 달랐고, 어떤 곳은 5만원, 어떤 곳은 20만원이 넘기도 했다. 실손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부담 없이 치료를 받는 반면, 가입하지 않은 사람은 비용 때문에 치료를 망설이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또한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필요 이상으로 도수치료를 권하거나 과도하게 시행하는 사례가 사회적인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1일부터 도수치료를 관리급여로 전환했다.
관리급여란 쉽게 말해 건강보험은 적용되지만 국가가 가격과 치료 기준을 함께 관리하는 제도이다. 가격도 전국 대부분 동일하게 적용되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준도 명확하게 정해진다. 여기까지만 보면 “좋은 제도가 생겼네.” 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만, 보험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이것이다. “그래서 실손보험은 그대로 받을 수 있는 건가요?” 결론부터 말하면 예전과는 다르다. 가장 큰 변화는 보험금을 지급받기 위한 조건이 훨씬 명확해졌다는 점이다. 앞으로는 단순히 도수치료를 받았다고 해서 실손보험금이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관리급여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관리급여 기준에 따르면 도수치료는 기능 이상이나 통증이 지속되는 근골격계 질환에 대해 30분 이상 시행해야 한다. 또한 기본 물리치료나 단순 재활치료를 최소 2주 이상, 4회 이상 먼저 시행했음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은 경우에 인정된다.
횟수도 원칙적으로 주 2회, 연간 15회까지로 제한된다. 다만 수술이나 골절 후 관절 구축 등 특별한 의학적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최대 24회까지 인정될 수 있다.
보험설계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실손보험금 지급 기준도 함께 달라졌다는 점이다. 앞으로 질환 치료 목적의 도수치료는 관리급여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연간 인정 횟수를 초과하거나 기본 물리치료 없이 바로 시행한 경우에는 보험금 지급이 제한될 수 있다.
피로회복, 체형교정, 자세교정 등 질병 치료 목적이 아닌 도수치료는 받을 수 있지만 건강보험과 실손보험 보상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번 변화는 단순한 비용 조정이 아니라 실손보험에서 보상 가능한 치료 기준이 재정리되는 변화로 봐야 한다.
이제 고객에게 “도수치료가 급여화됩니다”라고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앞으로는 관리급여 기준을 충족해야 실손보험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라는 설명이 반드시 함께 이뤄져야 한다.
고객 역시 도수치료를 받기 전에 치료 계획이 관리급여 기준에 맞는지 의료진에게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해졌다.
보험은 약관만 공부한다고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의료제도와 건강보험 제도가 바뀌면 보험금 지급 기준도 함께 달라지는데, 이번 도수치료 관리급여 전환은 그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고객은 “보험금이 왜 나오지 않나요?”라는 결과만 마주하지만, 보험설계사는 그 이유를 사전에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제도가 바뀌는 순간 먼저 공부하고, 가장 쉽게 고객에게 전달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것이 고객이 보험설계사를 찾는 이유이며, 보험 전문가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역할이다.
이은옥
메가 메가하나인슈본부 영업지원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