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특정 개인이 식별되지 않도록 가공한 개인위치정보는 본인 동의 없이도 인공지능(AI) 데이터 학습이나 서비스 개발 등 산업적 연구개발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소방과 해경도 경찰처럼 긴급구조 상황에서 개인위치정보를 요청할 수 있도록 제도가 정비되고, 불법 위치추적기 판매를 알선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는 29일 ‘2026년 제20차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위치정보산업 생태계 발전 지원전략」을 발표했다. 위치정보는 자율주행차, 스마트물류, 로봇, 웨어러블 기기 등 신산업의 핵심 데이터 자원이자 긴급구조를 지원하는 공공안전 인프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위치정보산업은 규제 부담과 자본·정책 지원 부족으로 신규·중소 사업자의 진입과 성장이 어렵고, 불법적 위치정보 수집·이용과 스토킹·절도 등 악용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방미통위는 산업 활성화, 공공안전 강화, 이용자 보호라는 세 가지 축으로 정책 과제를 마련했다. 먼저 위치정보산업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대폭 개선한다. 특정 개인이 식별되지 않도록 가공한 개인위치정보는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AI 데이터 학습과 서비스 개발 등에 이용할 수 있도록 동의 예외를 확대한다. 사업자가 개인위치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할 때 정보주체에게 ‘매회 즉시 통보’해야 하는 의무는 단말장치에 ‘표시’하는 방식도 추가로 허용해 이용자의 편의를 높인다.
창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신규·융합 서비스 창업 관련 법률 적용 해석과 등록·신고 여부 등을 안내하는 분야별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등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에 대한 위치정보 해석과 동의 방법 등 서비스 개발 방안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창업 공간 제공, 투자 연계, 법률·경영·기술 자문, 교육·컨설팅 등 창업부터 성장까지 전 주기를 종합 지원하는 ‘위치정보 창업 지원센터’를 2027년까지 구축한다. 스타트업과 공공·대기업·중견기업을 매칭해 기술 검증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개방형 혁신 플랫폼도 2028년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두 번째 축은 위치정보를 활용한 안전망 강화다. 현재 경찰(112)과 달리 소방·해경(119)은 사고 목격자나 지인 등 구조 요청을 받은 사람이 긴급구조 신고를 해도 위치정보사업자에게 개인위치정보를 요청할 수 없어 구조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앞으로는 소방·해경도 경찰과 같이 요청할 수 있도록 제도를 일원화한다. 고층화·밀집화된 도시 환경에서 구조 대상의 위치를 신속히 파악할 수 있도록 수평 위치정보(위·경도)에 이어 수직 위치정보(고도)도 긴급구조 체계에 도입한다. 긴급구조 위치정보 품질 기준을 마련하고, GPS와 와이파이(Wi-Fi) 측위가 제한되는 지하·화재 현장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긴급구조용 측위 기술 개발도 지원한다. 상용화된 위치기반 안전 제품·서비스를 대상으로 한 경진대회 ‘국민안전 LBS 솔루션 대상’도 2026년에 개최한다.
세 번째 축은 신뢰받는 이용·보호 기반 조성이다. 위치추적기를 타인 물건에 몰래 부착해 스토킹·불법 미행 등에 활용하도록 조장·방조하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이를 판매·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 개정을 추진한다. 미확인 위치추적기 탐지 등 스토킹 방지 기능이 기기나 서비스에 반영될 수 있도록 사업자 간 기술협력 지원과 제도 개선 방안도 연구한다. AI·IoT 발전으로 사물위치정보 활용이 늘어남에 따라 물건 소유자에게도 개인위치정보주체와 마찬가지로 본인 소유 물건의 위치정보 수집·이용·제공 중지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신설한다.
사업자 관리·감독 체계도 강화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자료제출·검사를 거부·기피하거나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사업자 등록 취소나 사업폐지 명령 대상에 포함하고, 과태료는 1천만 원에서 3천만 원으로 상향한다.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시 부과되는 과징금 상한은 위반행위 관련 매출액의 3% 또는 4억 원에서 6% 또는 20억 원으로 확대한다. 미등록·미신고 영업, 불법 위치추적 등에 대한 모니터링과 점검을 강화하고, 연간 실태점검 계획을 수립해 사전에 공개할 계획이다. 점검 자료와 결과, 위반사항 분석 등을 AI가 처리할 수 있도록 ‘AI 기반 위치정보사업자 실태점검 통합관리시스템’도 2027년까지 구축한다.
이용자의 위치정보 보호 역량 강화와 사업자의 인식 제고를 위해 ‘(가칭)위치기반서비스 이용자 보호·윤리 지침(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여기에는 위치정보주체의 권리 행사 방법, 주요 위치정보 수집 단말장치의 위치정보 권한 통제 방법, 불법 위치추적 방지 등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서비스 설계 방안 등이 포함된다. 수요 중심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사업자 교육도 개선하고, 이용자 대상 교육·홍보도 강화한다.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은 “이번 지원전략을 통해 AI·디지털 시대의 신산업이 발전하고, 국민의 기본권은 보다 두텁게 보호되는 위치정보 이용 환경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며 “산업 활성화와 공공안전, 이용자 보호가 균형을 이루는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정책 과제가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