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방 첩약 건강보험 적용 확대…재정 관리 체계 보완 시급
한방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의 급여비 지출 규모가 정부 예상치를 크게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부터 2025년까지 해당 사업의 급여비 지급액은 1913억9000만원에 달했다. 이는 앞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된 추계치 1188억원과 비교해 약 1.6배 많은 금액이다.

이번 시범사업은 2020년 11월 안면신경마비·월경통·뇌혈관질환 후유증 등 3개 질환을 대상으로 첫발을 뗐다. 이후 2024년 4월부터 시행된 2단계에서는 알레르기 비염, 기능성 소화불량, 요추추간판탈출증이 추가돼 총 6개 질환으로 확대됐다. 적용 의료기관도 한의원에서 한방병원과 종합병원급까지 넓어졌다. 환자 본인부담률은 1단계 50% 일괄 적용에서 2단계에는 의료기관별로 30~50%로 차등화됐다. 1인당 연간 2개 질환에 대해 각각 20일분까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재정 지출이 예측 범위를 벗어난 배경으로 비교적 가벼운 질환이 급여 대상에 포함된 점이 지목된다. 알레르기 비염과 기능성 소화불량 같은 경증 질환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것이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재정 건전성과 치료 효과 검증을 우려하며 시범사업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한의계는 국민의 치료 선택권 확대와 접근성 향상에 주목하며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건강보험 시범사업 전반에 대한 평가 체계 개선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학술지 HIRA Research에 실린 연구는 시범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평가 투명성을 강화하고 일관된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첩약 시범사업 역시 본사업 전환을 논의하기 전에 재정 흐름과 질환별 효과, 처방 적정성, 급여 기준 준수 여부를 객관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보험업계에서는 민영 실손의료보험과 건강보험의 관리 방식을 비교하는 시각도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5세대 실손보험을 내놓으며 비중증 비급여 보장을 축소하고 급여·중증 보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상품 구조를 바꿨다. 과잉 진료와 보험금 누수를 막기 위한 장치를 민영 보험에 적용한 만큼, 공적 건강보험에서도 경증 질환 급여 확대에 걸맞은 관리 기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려면 경증 첩약 처방에 대한 적정성 심사와 명확한 급여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며 "보장성 확대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이용량 증가에 따른 재정 부담을 점검할 사후 관리 체계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