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고기 수입량이 10년 새 5.7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원산지 표시 위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과학적으로 가려낼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최초로 개발됐다.
농림축산식품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염소고기의 원산지를 판별하는 분석기술을 확립했다고 7일 밝혔다. 그동안 염소고기는 국내산과 외국산을 구별할 수 있는 공인된 판별기술이 없어 원산지 표시 위반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번에 확립된 기술은 두 가지 방법을 결합한 것이다. 첫 번째는 동위원소비질량분석으로, 사육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탄소·질소·산소·수소의 동위원소 비율 차이를 활용해 원산지를 구분한다. 예를 들어 국내산 염소는 곡물 보조사료를 먹고 자라 탄소 동위원소 비율이 높고, 호주산은 목초사료 위주로 사육돼 탄소 동위원소 비율이 낮다. 또 국내는 온대기후로 강수량이 많아 산소와 수소 동위원소 비율이 낮은 반면, 호주는 고온 건조기후여서 이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두 번째는 DNA 유전자분석이다. 염소 개체별로 다른 DNA 염기서열 정보를 이용하며, 8만 개의 단일염기다형성(SNP)을 동시에 검사한다. 국립축산과학원 가축유전자원센터와 협업해 신속히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두 방법 모두 국내산과 호주산 판별 정확도가 95% 이상으로 확인됐다. 농관원 시험연구소 최수아 소장은 "원산지 위반을 사후에 적발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사전에 위반 의도 자체를 억제하는 것"이라며 "이번 기술 확립으로 유통 현장에서 원산지를 속이는 행위에 대한 과학적 감시망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염소고기 수입량은 2014년 약 1,436톤에서 2024년 약 8,143톤으로 10년 새 5.7배 가까이 증가했다. 농관원은 이번 분석법을 바탕으로 염소고기 원산지 표시 단속을 강화하고, 향후 유통량이 증가하는 다른 축산물로도 판별기술 개발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