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캐나다가 에너지와 자원 분야에서 협력을 대폭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캐나다 천연자원부는 지난 6월 2일 캐나다 오타와에서 '한-캐나다 에너지 자원 공급망 협력 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는 양국 정부와 기업, 협단체 관계자 약 150명이 참석했으며, 캐나다를 방문 중이던 강훈식 전략경제협력 특사(대통령비서실장)의 활동과 연계해 진행됐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과 핵심광물 공급망 경쟁 심화로 글로벌 에너지 자원 환경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정학적으로 안정되고 가치를 공유하는 한국과 캐나다는 서로에게 최적의 전략적 파트너로 평가받고 있다. 양국은 이번 포럼을 계기로 기존의 단순 구매-공급 관계를 넘어 기술과 자본이 결합된 통합 공급망 파트너십으로 협력을 확장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포럼에 앞서 강훈식 특사는 팀 호지슨 캐나다 천연자원부 장관과 사전 면담을 갖고, 정부 차원의 협력 방향을 논의했다. 양측은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핵심광물 등 자원 전 분야에서 상호 호혜적 협력을 확대하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날 논의된 방향은 포럼에서 분야별 구체적 성과로 이어졌다.
원유 분야에서 한국은 캐나다산 원유 도입을 올해 488만 배럴에서 내년 최대 1600만 배럴로 약 3.3배 확대하고, 향후 연간 최대 2000만 배럴까지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경우 한국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캐나다의 세 번째 원유 수출 대상국으로 부상하게 된다. 캐나다로서는 생산 원유의 90% 이상을 미국에 의존해 온 구조에서 아시아 시장으로 수출선을 다변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
LNG 분야에서는 한국가스공사가 지분 5%로 참여해 연 70만 톤을 도입 중인 LNG 캐나다 1단계 사업을 기반으로 2단계 사업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2단계 사업은 내년 3분기 내 최종투자결정을 목표로 진행 중이며, 신규 'Ksi Lisims' 프로젝트(연 200만 톤)까지 더해지면 한국은 매년 총 340만 톤 규모의 캐나다산 LNG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된다. 이 경우 한국의 캐나다산 LNG 수입 비중은 올해 1.7%에서 2031년 3.0%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없는 캐나다 서부에서 선적된 LNG는 13일 만에 한국에 도착해 수급 안정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핵심광물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생산국인 캐나다와 제조업 강국인 한국 간 협력 확대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현재 캐나다는 호주, 인도네시아에 이어 한국의 세 번째 광물 수입국으로, 우리 기업들은 리튬, 희토류, 니켈, 동정광 등 총 90억 3000만 캐나다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광물 구매 계획과 1억 3000만 캐나다달러 규모의 흑연 광산 투자 의향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지난 5월 8일 한-캐나다 정상 간 통화에서 합의한 핵심광물 공동비축 협력과 관련해, 양국 산업 당국은 올해 말까지 공동비축 합동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포럼 계기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캐나다 지질조사소는 '자연수소 공동연구 이행협정'을 체결했다. 자연수소는 자연 상태에서 발생하는 차세대 자원으로 탄소 배출이 없고 생산 단가가 저렴해 주목받고 있다. 양국은 이번 협정을 통해 자연수소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 정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이번 포럼에서 논의된 원유, LNG, 핵심광물 등 에너지·자원 분야의 도입과 투자 협력이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기업의 현장 애로사항을 함께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캐나다에게는 수출 시장 다변화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