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ELS 판매 은행 과징금, 1조→6000억대 '반토막'…금융위 보완 요청 영향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혐의를 받는 주요 은행 5곳에 부과될 과징금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낮아졌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4일 제12차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KB국민, 신한, 하나, NH농협, SC제일은행에 대한 과징금 수준을 6000억원대로 확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금감원이 지난 2월 금융위원회에 넘겼던 1조4000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금감원은 당초 4조원에 가까운 과징금을 산정했지만 내부 논의 과정에서 2조원으로, 다시 1조4000억원으로 세 차례나 규모를 낮춰왔다. 그러나 금융위가 지난달 사실관계와 법령 적용상 미비점을 보완하라며 해당 제재안을 반려하면서 추가 감경이 이뤄졌다. 이번 제재심에서는 은행권의 위반 동기와 방법 등급을 각각 '중'에서 '하'로 하향 조정한 점이 과징금 산정 기준율 자체를 낮추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위의 보완 요청에 대한 검토 결과와 제재심 논의를 종합해 세부사항을 확정한 뒤 조속히 금융위에 전달할 예정"이라면서도 "금전 제재 수준 등 구체적인 사안은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제재심은 금감원장 자문기구 성격으로 법적 효력이 없으며, 최종 제재 내용은 금융위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는 설명이다.
이번 과징금 논의는 지난해 8월 금융위가 불완전판매 과징금 산정 기준을 판매수수료가 아닌 판매 금액으로 변경하면서 조 단위 부과 가능성이 처음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후 지난해 11월 금감원이 5개 은행에 약 2조원 규모의 과징금을 사전 통보하면서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이후 첫 조 단위 제재가 현실화되는 듯했으나, 감경 과정을 거쳐 당초 예상보다 크게 낮은 수준에서 정리되는 모양새다.
보험업계는 이번 사례가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첫 대규모 제재였다는 점에서 향후 유사 사례에 대한 규제 당국의 제재 수위를 가늠하는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금융위와 금감원 간 이견 조정 과정에서 과징금 규모가 급격히 축소된 점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제재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