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참기름이 글로벌 식탁에서 입지를 넓히며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2026년 1월부터 4월까지 참기름 수출액은 614만 달러(약 89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했다. 수출 중량도 657톤으로 47.6% 늘어나면서, 1~4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5년 전인 2021년 같은 기간(약 270만 달러)과 비교하면 2.2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이 같은 호조세는 전 세계적인 건강식 트렌드와 K-푸드의 글로벌 확산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참기름이 서양 요리에서 올리브 오일처럼 '마무리 오일'로 쓰이면서 수요가 크게 늘었다. 비빔밥 등 한식 조리 마지막에 참기름을 뿌리는 방식이, 샐러드나 생선 요리에 올리브 오일을 끼얹는 문화와 자연스럽게 연결된 것이다. 현지 매체에서도 "참기름이 요리에 마지막 손질을 더하는 최고의 오일"이라고 소개할 정도다.
K-푸드 인기도 참기름 수출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라면(2025년 15.2억 달러), 소스류(4.1억 달러) 등 한식 제품의 수출이 늘면서 한국 음식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고, 이를 경험한 소비자들이 가정에서 직접 요리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짧은 영상 플랫폼을 통해 한식 조리법을 접한 외국인들이 '한식 경험 → 요리 시도 → 참기름 구매'로 이어지는 소비 패턴을 정착시키고 있다. 참기름은 이제 한식의 필수 소스로 자리 잡으며 자연스러운 동반 구매 효과를 내고 있다.
국가별로는 북미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최대 수출국인 미국은 올해 1~4월 수출액이 256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0.8% 급증했다. 미국은 2013년 이후 14년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1.7%로 확대됐다. 캐나다도 같은 기간 249% 증가한 59만 달러를 기록하며 북미 지역이 전체 수출의 절반 이상(51.3%)을 차지했다. 호주와 네덜란드도 각각 29.7%, 59.9%의 증가율을 보이며 신흥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만, 영국 등 기존 시장도 꾸준히 성장 중이며, 전체 수출국은 62개국으로 늘어났다.
한국 참기름의 약진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유기농, 할랄, 코셔 등 까다로운 품질 인증을 획득하고 현지 식습관에 맞춘 튜브형 포장을 도입하는 등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 이를 통해 미국의 프리미엄 유통 채널과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에 진출하면서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했다. 2024년과 2025년에도 각각 20.3%, 28.2%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참기름이 'K-푸드 차세대 유망 품목'으로 안착했다고 평가한다. 단순한 조미료를 넘어 건강과 미식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프리미엄 식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앞으로도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산 참기름이 전 세계 입맛을 사로잡은 숨은 주역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