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늘어나는 난임시술… 공적지원 확대에도 여전히 부담
국내 난임 시술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난임 문제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저출산 대응 차원에서 시술비 지원을 확대하고 있지만 반복 시술에 따른 경제적·심리적 부담이 여전히 큰 만큼 민간 보험의 보완 역할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난임시술 건수는 20만3101건으로, 2019년(14만6354건)보다 38.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난임 시술을 받은 여성은 모두 7만7660명으로, 평균 연령은 37.3세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25년 기준 0.8명으로 전년보다 0.05명 상승했지만, 여전히 OECD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이다. 산모 평균 출산 연령도 33.8세로 OECD 평균(29.52세)보다 높다. 혼인과 출산 연령이 늦어질수록 자연임신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난임 시술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난임 시술은 성공률이 높지 않다. 특히 연령이 높아질수록 성공률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체외수정 시술 임신율(동결 배아 기준)도 30~34세 48.7%, 35~39세 47.4%로 25~29세(52.1%)보다 줄었다. 특히 40~44세는 29.6%, 45세 이상은 6%에 그쳤다.
정부는 저출산 대응을 위해 난임 지원 제도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6년부터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사업’을 운영해왔으며, 현재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시술비를 지원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올해에는 ▲연령 관계없이 본인부담률 일괄 30% 부담 ▲총 횟수 25회(체외수정 20회, 인공수정 5회)로 확대 ▲난임 시술 중단·실패 시에도 지원 등 정책 보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공적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 지원이 가장 기본적인 시술 접근성을 높이고 시술비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비급여 검사와 약제비, 반복 시술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여전히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한 난임 치료 경험자는 “시험관 시술 1회에 검사비와 약값, 난자 채취, 수정·배양·이식 비용 등을 포함하면 많게는 500만원 가까이 들어간다”며 “지원금을 받아도 약값이나 동결·이식 비용 부담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보험업계는 난임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부담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보험 보장을 확대하고 있다. 공적 지원이 시술비 지원으로 이뤄지는 만큼, 민간 보험은 비급여 검사와 약제비, 임신 유지·출산 이후 관리 등 제도 밖 영역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보험업계는 난임 치료와 임신·출산 전반을 아우르는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난임 진단비와 치료비 보장을 비롯해 난임 조기 극복을 지원하기 위한 착상확률개선검사(PGT-A), 난임 치료 이후 회복 과정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난임치료 후 산후관리지원금 특약 등으로 보장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공적 지원제도가 기본적인 시술 접근성을 높이고 있지만 실제 치료 과정에서 소비자 부담은 여전히 크다”며 “향후 난임 보장은 단순한 경제적 지원을 넘어, 환자들이 겪는 신체적·심리적 고통까지 총체적으로 케어하는 방향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