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 손끝에 남은 문장, 근현대 문학인의 고뇌를 엿보다

전시 손끝에 남은 문장, 근현대 문학인의 고뇌를 엿보다
문학 작가들은 어떻게 오늘날까지 기억되는 작품을 써냈을까. 교보아트스페이스가 진행 중인 전시 ‘문장이 태어나는 순간_한국 근현대문학인의 육필원고 展’에서 그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지난 4월 10일 개막한 전시는 김유정(1908~1937), 박경리(1926~2008), 염상섭(1897~1963), 이상(1910~1937), 이효석(1907~1942) 등 한국 근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5인의 육필 원고(영인본)와 대표작 초판본을 소개하며, 작가들이 펜을 잡고 종이에 문장을 눌러 쓰던 순간을 상상하며 기획됐다.
전시에 소개된 다섯 작가는 한국 문학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인물들이다. 김유정의 ‘동백꽃’과 ‘봄봄’, 박경리의 ‘토지’, 염상섭의 ‘만세전’과 ‘표본실의 청개구리’, 이상의 ‘오감도’와 ‘날개’,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은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린 작품들로, 제목만으로도 익숙한 기억을 불러온다.
전시는 이들의 문학을 완성된 작품이 아닌, 문장이 탄생하는 과정의 기록으로서 조명한다. 육필 원고에는 삭제 표시와 여백의 메모, 문장 사이에 덧붙인 내용 등이 고스란히 남아 있으며, 쓰고 지우고 다시 쓰는 반복 속에서 문장이 선택되고 작품으로 탄생했음을 보여주는 흔적이다.
디지털 기기로 글을 쓰는 일이 익숙한 오늘날, 작가의 손글씨는 낯설면서도 생생한 감각을 전한다. 원고지에 남은 수정과 삭제의 흔적은 거장들의 작품 역시 단번에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고쳐 쓰는 과정을 거쳐 탄생했음을 일깨운다.
전시장 중앙에는 ‘상상 속 소설가의 책상’이 마련됐다. 책상 위에는 스탠드, 연필깎이, 시계, 타자기, 안경, 책장, 가족사진, 원고지와 펜, 구겨진 원고지 뭉치 등이 놓여 있어, 작가가 글을 쓰다 잠시 자리를 비운 듯한 모습을 바라보며 작가의 집필 과정을 상상해 볼 수 있다.
관람객이 직접 글을 써볼 수 있는 ‘기록의 책상’도 마련돼 있다. 관람객은 이곳에서 좋아하는 글귀나 떠오르는 생각, 전시에서 만난 작가들의 문장 등을 원고지에 자유롭게 적을 수 있다.
교보아트스페이스 측은 “다섯 작가의 소설과 시는 우리 안에 내재된 ‘한국인의 정서’를 키운 문학작품들”이라며 “이번 전시는 그들의 육필 원고를 통해 창작 정신을 상상해 보기 위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시를 통해 문학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순간을 경험하면서 문학이란 삶 가까이에 있는 것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시는 광화문 교보문고 내 교보아트스페이스에서 오는 6월 14일까지 이어지며, 매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사전예약 없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시명 문장이 태어나는 순간_한국 근현대문학인의 육필원고 展
기 간 2026. 04. 10 ~ 2026. 06. 14
장 소 서울 종로구 종로 1 교보생명빌딩 지하 1층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