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권, 중동전쟁 피해 해운업 지원… 전쟁보험 공동인수

금융권, 중동전쟁 피해 해운업 지원… 전쟁보험 공동인수

금융권, 중동전쟁 피해 해운업 지원… 전쟁보험 공동인수
금융권이 중동 전쟁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해운업계 지원에 나선다. 호르무즈 해협 내 대기 중인 중소·중견선사 선박에 대해 국내 손해보험사 공동 인수 방식으로 전쟁보험을 제공하고, 한국자산관리공사(CAMCO, 캠코)의 선박펀드와 정책금융 지원을 통해 선사들의 자금 애로를 완화한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서울 종로구 손해보험협회에서 ‘제4차 중동상황 피해업종 산업-금융권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는 석유화학·정유, 건설, 철강업에 이은 네 번째 릴레이 간담회로, 해운업계의 경영·자금 상황을 점검하고 현장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에는 금융위원회와 HMM, 장금상선, 대한해운, KSS해운, 현대LNG해운, 우현쉬핑, 우신선박, 해운협회,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CAMCO), 현대해상, 코리안리 등이 참석했다.
■ 중소·중견선사 선박 10척, 국내 보험사 공동인수로 ‘통항 보장’
금융위는 호르무즈 해협 내 대기 중인 중소·중견 선사 선박 10척에 대해 국내 손해보험사 공동 인수 방식으로 통항 관련 전쟁보험을 제공하기로 했다. 현대해상,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 해상보험을 취급하는 손보사 10곳이 위험을 분산해 인수하는 구조로, 해외 재보험에 의존하지 않고도 국내 보험사가 해당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보장한다.
이번 지원은 글로벌 재보험 시장에서 협상력이 충분하지 않은 중소·중견 선사의 보험 가입 애로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관련 보험은 미국과 이란 협상 전개 등에 따라 변동성이 높은 상황이며, 보험 가입 거절이나 대형선사 대비 과도한 보험료 부담 우려가 제기돼 왔다.
보험요율은 대형 선사 선박을 포함해 국내 선사가 채택한 보험요율 중 최저요율을 적용한다. 계약 체결 후 다른 국내 선박에서 더 낮은 요율이 채택된 사실이 확인되면 보험료 환급을 통해 해당 요율을 사후 적용한다.
선사는 기존 계약 국내 보험사와 손해보험협회 양측에 요율 제시를 요청할 수 있다. 기존 계약 보험사가 가입을 거절하면 공동인수가 진행되며, 기존 보험사에서 요율이 산출되더라도 공동 인수 요율이 유리한 경우에는 공동 인수를 신청할 수 있다. 이 같은 지원방안은 발표 즉시 시행된다.
■ 캠코 선박펀드 연간 2500억원으로 확대… 정책금융 25.9조원 지원
해운업 자금 애로를 줄이기 위한 금융지원도 확대된다. 캠코는 선박펀드 지원 대상을 중동상황 피해 중소·중견선사 등으로 넓히고, 지원 규모를 연간 2000억원에서 2026~2027년 연간 25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한다.
특히 친환경 선박을 도입하는 선사에 대해서는 선박 담보비율(LTV)을 최대 80%까지 완화한다. 중고선은 60%에서 70%로, 신조선은 70%에서 80%로 각각 10%포인트(p) 올리는 방식이다. 고정·변동금리, 외화(USD)·원화 등 지원 조건도 선사가 선택할 수 있다.
중동상황 피해기업을 대상으로 정책·민간금융 프로그램도 지원된다. 정책금융 지원 프로그램은 지난달 말 총 25조9000억원 규모로 3000억원 확대됐으며, 53조원+α 규모의 민간 금융권 자체 지원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 산업은행, 14억 달러 펀드로 ‘친환경 선박 전환’ 지원
해운업계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도 병행된다. 산업은행은 중소·중견선사의 친환경·스마트 선박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총 14억 달러(약 2조1000억원) 규모의 ‘KDB SOS(Smart Ocean Shipping)’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캠코는 해운업 특화 ESG 경영진단 컨설팅 사업을 활성화하고, 해운사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작성과 ESG 공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올해 안에 ‘해운업 ESG 지원 플랫폼’을 구축해 시범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정부와 해운업계, 금융권 모두 ‘한배를 탄 공동체’라는 사실이 어느 때보다 절감되는 시기”라며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방식으로, 필요로 하는 때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 내 체류 중인 국적 선박 ‘나무호’에 발생한 화재 사고를 언급하며 “보험사에 합당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