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흑돼지 농가에서 새끼를 더 많이 얻을 수 있게 됐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국내 고유 유전자원인 '축진참돈(한국재래돼지)'과 개량 품종인 '축진듀록', 그리고 번식성이 우수한 '요크셔' 등 3품종을 결합해 번식능력이 뛰어난 어미돼지용 흑돼지 계통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국내 고유 돼지의 뛰어난 고기 품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새끼를 많이 낳는 번식능력까지 함께 갖추는 데 있다. 연구진은 몸 전체가 검은색인 특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초기 연구를 추진했다. 이후 3품종을 조합해 태어난 다양한 개체 중에서 새끼 수와 성장 능력이 우수한 돼지를 선발하는 방식으로 개량을 진행해왔다.
현재까지 진행된 연구 결과, 개량된 흑돼지의 평균 총산자수는 11.3마리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한국재래돼지의 평균 약 7마리, 국립축산과학원이 2015년 개발한 '우리흑돈'의 약 9.5마리와 비교해 눈에 띄게 향상된 수치다. 또한 세대를 거듭할수록 몸 전체가 검은색인 개체 비율도 94.1%까지 높아졌으며, 성장 속도는 기존 국산 흑돼지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발육 상태를 보였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지난 2015년, 축진참돈 유전자원을 활용해 한국형 흑돼지인 '우리흑돈'을 개발한 바 있다. 우리흑돈은 고기 품질이 우수해 아비 돼지 역할을 하는 씨돼지(부계)로 활용되고 있으며, 씨돼지 보급 확대와 제도 개선 등을 통해 국내 흑돼지 시장에서 점차 활용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농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어미돼지용(모계) 흑돼지 계통을 새로 만들기 위해 2023년부터 3품종을 활용한 개량 연구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연구진은 세대별 근친도 관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세대별 근친도는 1세대(F1) 0.66%에서 2세대(F2) 1.38%, 3세대(F3) 5.33%, 4세대(F4) 3.20%로 나타나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면서 개량을 추진 중이다. 세대별 교배 구성과 혈액비율을 살펴보면, 1세대(F1)는 축진듀록(D)과 축진참돈(K) 합성 모돈에 요크셔를 교배해 2022년에 생산됐으며, 이후 2세대(F2)는 F1끼리 교배, 3세대(F3)와 4세대(F4)도 각각 이전 세대끼리 교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국립축산과학원 양돈과 김시동 과장은 "이번 개량 연구는 우리나라 고유 돼지의 장점을 살리면서 새끼 수와 고기 품질을 동시에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며, "개량 씨돼지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농가 보급 체계를 마련해 국내 흑돼지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내 학술지인 한국산학기술학회지에 게재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