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체불임금을 대신 지급받은 근로자의 임금을 회수하는 절차가 크게 간소화된다.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12일 개정된 임금채권보장법 시행에 따라 대지급금 회수 방식을 기존 민사집행에서 국세체납처분 방식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대지급금은 사업주의 파산이나 회생절차 개시, 또는 고용노동부장관이 임금 지급 능력이 없다고 인정하는 경우 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해 근로자에게 체불임금을 우선 지급하는 제도다. 그동안 지급액은 해마다 늘었지만, 회수는 법원 소송 등 복잡한 민사 절차를 거쳐야 해 적시에 이뤄지기 어려웠다.
이번 제도 개편으로 공단은 별도의 민사 확정판결 없이 체납처분 승인 절차만 거쳐 직접 강제징수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개선 전에는 가압류, 법원 판결, 경매 등 절차를 밟는 데 평균 290일이 걸렸지만, 이제는 158일 수준으로 줄어들어 약 132일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원·하청 도급 구조에서 발생하는 임금체불에 대한 책임도 강화된다. 개정법은 근로기준법상 체불 책임이 있는 직상수급인과 상위수급인까지 연대책임을 부과할 수 있도록 명확히 규정했다. 이에 따라 하청업체가 임금을 주지 못할 경우 상위 도급업체도 변제 책임을 지게 돼, 체불 예방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공단은 올해부터 2천만 원 이상의 대지급금을 1년 이상 갚지 않은 사업주의 명단을 신용정보기관에 제공하는 신용제재도 본격 시행한다. 이 조치는 금융거래상 불이익을 줘 체불사업주의 책임 이행을 유도하고 임금체불을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근로복지공단 박종길 이사장은 “임금체불은 노동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국가가 대신 지급한 대지급금은 반드시 변제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화된 회수 절차와 신용제재를 통해 체불사업주의 책임을 엄정히 묻고, 회수된 재원은 다시 체불 노동자를 지원해 임금채권보장기금의 건전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대지급금 제도는 크게 도산대지급금과 간이대지급금으로 나뉜다. 도산대지급금은 법원의 회생절차개시나 파산선고 결정, 또는 지방고용노동관서의 도산 사실 인정을 받은 퇴직 근로자가 대상이다. 간이대지급금은 미지급 임금에 대한 법원 확정판결이나 고용노동관서의 체불 확인이 있는 경우 퇴직자와 저소득 재직 근로자가 신청할 수 있다. 지급 범위는 최종 3개월분 임금과 최종 3년간 퇴직급여 중 체불액이며, 상한액은 도산대지급금 최대 2,100만 원, 간이대지급금은 퇴직자 기준 최대 1,000만 원 등 항목별로 다르게 적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