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의 눈 성장 공약 사이, ‘보험’ 논의도 필요하다
# [기자의 눈] 성장 공약 사이, ‘보험’ 논의도 필요하다
선거철이 가까워지면서 지역의 내일을 약속하는 말들이 하나둘 쌓이고 있다. 각 정당의 공약에는 우리 사회가 무엇을 먼저 돌봐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어떤 불안을 가장 크게 바라보고 있는지가 담겨 있다.
한 정당은 5극3특 중심의 국가균형발전과, 지역 공공인프라 확충, 지역 주도 산업 육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수도권에 쏠린 성장의 축을 지역으로 넓히고, 각 지역이 스스로 살아갈 힘을 갖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인공지능(AI)·방산 등 첨단산업 육성, 지역과 산업을 연계한 AX(AI 대전환), 국민 누구나 AI를 활용하는 ‘AI 기본사회’도 약속했다. 국민성장펀드와 자본시장 혁신을 통한 자산 형성 지원, 청년 맞춤형 정책, 고물가·고환율에 따른 가계생활비 부담 완화, 저출생·고령화 대응을 위한 돌봄 확대와 주거 안정 대책도 함께 담겼다.
또 다른 정당은 주거 안정을 통한 기본권 실현을 앞세웠다. 서울과 수도권에 주변 가격의 50%로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하는 ‘반값 전세’ 확대를 약속했고, 규제 철폐와 신산업 성장을 통한 경제 대도약도 제시했다.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걱정과 대출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 직장인의 실질소득 증대와 자산 형성을 위한 소득세 물가연동제, 수시배당제도 도입 등도 공약에 포함됐다.
다른 세 정당은 각각 이른바 ‘99년 평생 안심 내 집’, ‘지역 공공서비스의 공영화 및 공공자산 구축, 지역 순환경제 실현’, ‘규제는 줄이고 혁신은 키우는 성장경제’를 전면에 내걸었다.
모두 지역소멸과 경기침체, 청년 이탈, 주거 불안 같은 문제를 지금의 큰 과제로 보고 있는 셈이다. 다만 공약들을 천천히 들여다보면 생활 속 위험과 불안을 어떻게 덜어낼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조용하게 느껴진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금융소비자보호가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금융소비자보호 관련 기획·테마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고, 보험권에서는 불완전판매 예방과 민원 대응, 소비자보호 거버넌스 점검이 주요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특히 보험은 금융권 가운데 민원이 많은 업권으로 꼽힌다. 보험금 지급 분쟁, 부당승환, 불완전판매, 장기계약 유지 문제 등은 소비자의 일상과 직접 맞닿아 있다.
보험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가깝게 존재하는 제도다. 한 번의 사고가 가정의 일상을 흔들 수 있고, 한 번의 재난이 작은 가게의 문을 오래 닫게 만들 수 있다. 질병과 상해, 자동차 사고, 화재, 배상책임, 자연재해까지 보험은 국민의 삶 가까이에서 위험을 나누는 장치로 활용되고 있다. 단순히 손해를 보전하는 제도를 넘어, 무너진 일상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시간을 마련해주는 버팀목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현실 속 보험의 무게는 가볍게 다뤄진다. 금융이 생활을 떠받치는 기반이라면, 대출과 지원만큼이나 위험을 나누는 보험 역시 중요한 생활정책의 한 축이다. 그러나 지방선거 공약 속에서 보험을 통한 생활안전망 논의는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선거 공약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약속이다. 그 약속 안에 성장과 개발, 주거와 일자리뿐 아니라 예기치 못한 위험 앞에서 국민과 시민이 쉽게 무너지지 않도록 돕는 작은 안전망도 함께 놓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