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계열 시스템통합(SI) 업체인 ㈜두산의 불공정 하도급 거래 행위를 적발하고 칼을 빼들었다.\n\n공정위는 ㈜두산이 182개 수급사업자에게 516건의 SI 용역을 위탁하면서 계약 서면을 제때 발급하지 않은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억 3,000만 원을 부과했다고 10일 밝혔다.\n\n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가 용역을 시작하기 전에 하도급대금, 지급 방법 등 계약 내용이 명확히 기재된 서면을 발급해야 한다. 그러나 두산은 2022년 1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약 2년 8개월 동안 이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
특히 일부 수급사업자에게는 용역 시작 후 최대 291일이 지나서야 서면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n\n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두산이 체결한 전체 용역 계약 1,473건 중 516건(35%)이 서면 발급 의무를 위반했으며, 관련 하도급대금도 전체 1,179억 원 중 408억 원(34.6%)에 달했다. 2023년 기준 두산의 매출액이 약 9,870억 원인 반면, 피해를 본 수급사업자들의 평균 매출액은 125억 원에 불과해 거래 상대방의 규모 차이가 컸다.\n\n서면 미발급 외에도 두산은 13개 수급사업자와 체결한 18건의 계약에서 하도급대금 지급기일과 산출물 검사 시기를 명확히 기재하지 않은 불완전 서면을 발급한 사실도 적발됐다.
예를 들어 대금을 중간 검수 후 나누어 지급하기로 하면서도 정확한 지급일 대신 '중간검수 완료 후'라고만 적어 수급사업자가 언제 대금을 받을 수 있을지 알 수 없게 했다. 그러나 계약서에 지급 시기와 횟수, 회차별 금액은 기재되어 있어 법 위반 정도가 가볍다고 판단해 경고 조치했다.\n\n또한 두산은 9건의 하도급 거래에서 법정 보존 의무가 있는 과업지시서를 3년간 보존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공정위는 미보존된 서류가 계약의 주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과업지시서 일부에 한정된 점을 고려해 이 역시 경고로 처리했다.\n\n이번 조치는 국내 SI 시장의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공정위의 장기적인 노력의 일환이다. 국내 SI 시장은 2025년 기준 생산액이 56조 원으로 전체 소프트웨어 시장의 57.5%를 차지하며, 최근 5년간 연평균 6.58%씩 성장해 왔다.
특히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이 60.7%에 달할 정도로 대형 SI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계약 서면을 제대로 발급하지 않는 관행이 오랫동안 문제로 지적돼 왔다.\n\n이에 공정위는 2016년부터 상위 SI 업체들의 하도급 거래 관행을 점검해 왔으며, 2024년 10월에는 소프트웨어 하도급 분야 간담회와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두산을 포함한 5개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SI 업체를 직권 조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