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 보장과 민간 보험의 연계 부재가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건강보험 본인부담금 상한제와 실손의료보험 간 정산 과정의 시간적 격차로 인해 의료비 정산이 복잡해지고, 이중 부담이나 사후 정산의 혼선이 반복되는 현상이 제기되고 있다. 개인보험대리점경영자협의회(대경협)는 최근 광화문 GA 인재개발센터에서 개최한 세미나를 통해 이 같은 제도적 간극 해소를 촉구하며, 국민동의청원 추진을 핵심 과제로 선정했다.

현재 소비자는 병원에서 진료비를 전액 부담한 뒤 건강보험의 본인부담상한 초과분 환급과 실손보험 청구를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두 제도의 정산 시점이 달라 실손보험사가 먼저 보험금을 지급한 이후, 나중에 건강보험에서 본인부담금 일부가 환급되면 기 지급된 보험금과의 정산 문제가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보험사의 환수 절차나 소비자의 추가 서류 제출 등 불필요한 절차가 반복된다.
업계에서는 데이터 연계 기반의 자동 정산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손해보험 관계자는 “공공·민간 보험 시스템이 실질적으로 분리 운영되면서 행정 비용과 소비자 부담이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며, 시스템 통합이 성공하면 양측의 운영 효율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공유를 둘러싼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이 선결 과제로 남아 있다.
장기적으로는 고령화와 함께 증가하는 의료비 부담을 어떻게 분배할지에 대한 구조적 고민이 필요하다. 실손보험의 보장 성격이 과잉진료 유발이라는 도덕적 해이 논란 속에서, 공적 보험과의 역할 분담이 보다 명확히 설정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일부 법안이 논의됐지만 이해관계 조율의 난항으로 진전이 더디다. 결국 ‘누가, 언제, 얼마를 부담할 것인가’라는 근본 질문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소비자 중심의 통합 의료비 정산은 요원한 실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