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 진화 과정, 엽록체 유전체 해독으로 밝혔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국내 대표 밀 품종인 '금강', '새금강', '올그루'의 엽록체 유전체 정보를 완전히 해독해 밀의 진화 과정과 모계 기원을 새롭게 밝혀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식물 분야 국제학술지 BMC Plant Biology에 게재됐다.

밀은 서로 다른 세 종류의 야생 밀 조상이 오랜 시간 자연 교배를 통해 만들어진 작물이다. 학계에서는 이들 조상 계통을 A, B, D 유전체로 구분한다. 일반적으로 A와 B 유전체를 가진 야생 밀이 교배해 파스타용 밀(4배체)이 생겼고, 이후 D 유전체를 가진 야생종이 더해지며 현재의 빵밀(6배체)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물 세포 안에서 광합성을 담당하는 엽록체는 별도의 유전물질을 지니고 있으며, 대체로 모계를 통해 후대로 전달된다. 따라서 엽록체를 분석하면 과거 어떤 식물이 모계 역할을 했는지 추적할 수 있어 진화 과정을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연구진은 밀 속(Triticum)과 야생 근연종을 포함한 에길롭스 속(Aegilops) 20자원의 엽록체 유전체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B 유전체를 가진 에길롭스 스펠토이데스(Aegilops speltoides)의 엽록체 유전자 패턴이 밀과 높은 유사성을 보여, 이 종이 다배체 밀의 모계 공여자임을 재확인했다.

또한 밀에 D 유전체를 제공한 에길롭스 타우쉬(A. tauschii)의 엽록체 분석 결과, A나 B 유전체 계통과 뚜렷이 구분되며 에길롭스 무티카(A. mutica)와 함께 군집을 형성했다. 이는 D 유전체의 엽록체 기원이 독립적으로 진화했음을 입증하는 결과다.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에 잘못 표기된 유전자와 누락된 정보를 바로잡고, 밀 엽록체의 표준화된 유전자 모델을 정비했다. 변이가 심한 엽록체 특이적 영역(trnK-rps16, rpl32-trnL 등)은 우량 품종 선발이나 종 판별을 위한 분자표지 개발에 활용될 예정이다.

농촌진흥청 디지털육종지원과 권수진 과장은 "이번 연구는 엽록체 유전체 정보를 활용해 그동안 다소 불분명했던 밀의 복잡한 진화 과정과 모계 기원을 더 명확하게 밝힌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밀 엽록체 유전자와 진화 정보를 바탕으로 환경 적응성이 뛰어나고 품질이 우수한 밀 품종 선발 기술 개발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정립된 고품질의 엽록체 유전체 주석 데이터와 진화 모델은 향후 밀 속 식물의 분류학적 연구에 필수적인 참조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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