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기획전은 신한은행이 서울문화재단과 2018년 체결한 문화예술 지원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추진해 온 장애예술작가 참여 전시다. 올해는 곽요한, 박유석, 위혜승 작가가 참여해 회화·영상·설치 등 3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감각과 기억, 경험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들이 실체를 갖춘 하나의 ‘지형(Terrain)’으로 구축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작가 개인 내부에 머물던 감각이 작품을 통해 외부로 드러나고, 관람객의 경험과 만나 새로운 의미의 지형을 만들어낸다.
이현경 신한갤러리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단순한 시각적 표현을 넘어 작가들이 겪어온 상황과 감각의 토대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로 채워졌다”며 “분절된 감각의 조각들이 서로 맞닿아 하나의 거대한 지형으로 가까워지는 과정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세 작가는 고통과 기억, 상실과 치유의 서사가 감각의 층위(layer)로 확장되는 양상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낸다.
곽요한 작가는 일상의 공간을 낯설게 전환하며 ‘경계 밖 존재’가 경험하는 감각을 포착한다. 익숙한 공간과 이질적인 사물을 재조합해 소외와 고립, 신체 변화 이후의 감각을 회화 작품으로 표현했다.
뇌졸중 발병 후 익숙하던 공간에서 마주한 불안정성과 감각의 균열을 작품에 담아내, 관람객이 일상의 풍경을 생경하게 인식하도록 이끈다. 박유석 작가는 빛과 소리, 시간의 흐름을 매개로 감각의 층위를 탐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영상·설치 작업을 중심으로 자연의 생성과 소멸 그리고 순환의 과정을 시각과 청각이 결합된 공감각적 경험으로 전환한다. 물과 바람, 빛의 파동을 활용한 작업은 서로 다른 감각 요소가 하나의 공간 안에서 유기적으로 결합해 하나의 풍경을 이루는데, 여기서 관람객은 과거의 흔적과 현재의 시간이 공존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위혜승 작가는 흉터와 발진 등 피부에 남겨진 흔적을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캔버스에 돌가루와 아교를 반복적으로 쌓아 올려 시간의 축적과 회복의 과정을 시각화한다.
그는 신체의 경계인 피부를 시간의 층위를 품은 표면이자, 몸을 통해 바라본 자아의 경계로 여긴다. 거친 작품 표면은 상처가 아물어 새로운 피부가 형성되는 과정이자, 개인의 기억과 시간이 응축된 단단한 지형이라는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 큐레이터는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은 언어적 설명을 넘어선 모종의 감각을 만남과 동시에, 자신만의 감각을 기반으로 또 다른 지형을 그려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는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화~토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시명 감각은 지형이 되어 Sensing as Terrain 참여작가 곽요한, 박유석, 위혜승 기간 2026. 04.
01 ~ 2026. 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