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응 '전국 농경지' 생태계 정밀 건강검진 한다

기후변화 속에서 농경지 생태계를 종합적으로 진단하는 전국 단위 건강검진이 시작된다. 농촌진흥청은 지속 가능한 농업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2026년 4월부터 2030년 12월까지 전국 농경지를 대상으로 ‘생태계 정밀 건강검진’을 실시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검진은 기후변화와 집약적 농업으로 저하된 농업생태계 기능을 회복하고,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단순한 토양 화학성 평가를 넘어 생물학적 기능까지 통합적으로 진단하는 것이 특징이다.

조사는 4년 1주기로 진행된다. 올해는 과수원을 시작으로 2027년 논, 2028년 시설재배지, 2029년 밭, 2030년 다시 과수원 순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실시된다. 대상지는 기후, 지역, 토양 특성, 작물 경영 정보, 친환경 인증 여부, 비료 사용 실태, 농산물 소득 조사 지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됐다. 이를 통해 전국 125개 표준유역(내륙 124개, 제주 1개)이 선정됐으며, 도별로 3지점씩 할당돼 조사가 이뤄진다.

조사 항목은 식물상(피도 계급법), 곤충 및 절지동물상(함정트랩법, 토양 추출법 등)이며, 우점종의 기능성 형질(초장, 건중량, 체장, 날개 유무, 형태 등)을 정밀 분석한다. 농촌진흥청은 이 데이터를 토양의 화학성, 물리성, 잔류농약, 미생물 정보와 종합 분석해 ‘한국형 농경지 생물학적 토양 건강성 평가지표’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국제적으로 생물다양성 감소를 단순한 종의 감소가 아니라 ‘자연이 제공하는 기능의 저하’로 보는 관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농경지 생물상을 단순 목록화하는 수준을 넘어, 생물학적 기능을 진단하는 체계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토양의 화학성 수치가 양호하더라도 양분 순환이나 병해충 억제 같은 생물학적 기능이 무너져 있을 수 있으므로, 지상부와 지하부의 상호 관계를 규명하는 통합 진단이 필요하다는 게 농촌진흥청의 설명이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앞선 연구(2021~2025년)를 통해 일반 농경지보다 친환경 농경지에서 식물종 수는 평균 14.3%, 곤충종 수는 평균 15.4% 더 풍부하다는 사실을 밝혀 친환경농업이 생물다양성 증진에 효과적임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그 연장선에서 더욱 체계적이고 전국적인 규모로 진행된다.

개발될 한국형 평가지표는 다양한 정책과 국제 규제에 활용될 전망이다. 우선 공익직불제 이행점검 지표로 사용될 수 있으며, 농경지 생태계 개선 기반 정책 수립을 지원한다. 또한 생물다양성협약(CBD),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럽연합(EU) 등 국제 농업환경 규제에 대응하는 국가 지표로도 쓰일 예정이다.

농촌진흥청 재생유기농업과 장철이 과장은 “이번 연구는 단기적 토양 평가를 넘어 환경 변화에 따른 생물학적 기능을 평가하는 통합적 진단”이라며 “전국 단위의 체계적인 조사를 통해 지속 가능한 농업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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