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구 관세청장이 지난 24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 다문화거리를 찾아 환전업소 현장 점검에 나섰다. 안산 다문화거리는 중국인·러시아인 등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약 30개의 환전영업자가 영업 중이다. 관세청은 이곳을 비롯해 서울 대림·구로 등 외국인 밀집 지역에서 환전업자의 의무사항 이해도가 낮거나, 외국인 네트워크를 악용한 불법 환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청장이 직접 환전업소 검사 현장에 참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번 방문은 초국가범죄 자금 유통이 의심되는 환전소의 불법 행위를 방관할 수 없다는 관세청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른 것이다. 관세청은 지난 3월부터 전국 환전영업자를 대상으로 상반기 집중단속을 실시하고 있으며, 정보 분석을 통해 고위험 업체 87곳을 선별했다.
검사 대상 업체 유형을 보면 ▲외국인 거주지역에 위치한 우범 업체 47곳 ▲관세청으로 검사권한이 이관되기 전 등록해 장기간 유지 중인 업체 18곳 ▲외국인 관광지역에서 자금세탁·불법송금이 의심되는 업체 17곳 ▲가상자산 이용이 의심되는 업체 5곳 등이다. 이 중에는 '코인환전' 등 가상자산매매업을 하는 미신고 사업자도 포함돼 금융정보분석원에 통보됐다.
관세청은 이미 선정된 87곳 외에도 의무 위반이 의심되는 환전영업자를 수시로 검사 대상에 추가해 단속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환전 실적을 허위로 보고하거나 각종 신고사항을 누락하는 불성실 업체는 검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검사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검사를 거부·회피하는 경우 외국환거래법에 따라 과태료와 업무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검사 과정에서 해외송금 등 불법 행위가 적발되면 영장 집행 등 수사도 실시된다.
관세청장은 검사를 참관한 후 다문화거리 소재 환전업체들을 직접 방문하며 의무사항 안내 캠페인을 벌였다. 환전영업자의 주요 의무사항을 알기 쉽게 정리한 안내문을 배포하고, 현장의 애로사항과 건의사항도 청취했다. 인천본부세관은 이런 안내 활동을 관내 전체 환전영업자 약 20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캠페인은 환전업 운영 실태를 파악하고 현장 계도를 통해 영업자들이 의무사항을 몰라 저지르는 불법 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이미 외국환거래법상 의무를 위반한 환전영업자라도 현장검사 전 자진 신고하면 관련 규정에 따라 과태료를 50% 감경받을 수 있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앞으로 업무수행기준을 준수하지 않는 불성실 환전영업자는 철저한 검사로 엄벌하고, 초국가범죄 자금 등의 불법 유통에 기여하는 환전영업자는 업계에서 완전히 퇴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무등록 환전소뿐 아니라 등록된 환전영업자의 불법 행위를 신고하면 포상금을 받을 수 있으므로, 불법 행위 발견 시 관세청 밀수신고센터(국번 없이 125) 또는 관세청 누리집을 통해 제보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