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의료보험 청구 전산화 시스템 '실손24'가 지난 2월 25일부터 본격적으로 2단계 운영에 돌입했다. 이번 단계에서는 약국과 의원급 의료기관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됐지만, 현장에서는 제도 도입 초기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전국 약국 중 현재 실손24에 참여한 곳은 전체의 5.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약사회가 PharmIT3000, PM+20 등 약국 청구 소프트웨어를 통해 참여를 적극 권장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 반응은 미온적이다. 서울 종로구와 인천 부평구의 약사들은 "행정 업무 부담이 크다"며 점진적인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일부 약국에서는 사용 중인 청구 프로그램이 실손24 시스템과 연동되지 않아 참여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유비케어의 '유팜(U Pharm)'처럼 자체 핀테크 연동 방식을 채택한 경우, 환자가 직접 알림톡을 통해 동의 절차를 거쳐야 청구가 가능해 현장에서는 추가적인 번거로움이 발생하고 있다.
보험개발원 통계에 따르면, 전국 약 9만6000개 요양기관 중 실손24에 가입한 곳은 현재 약 3,152곳(3.3%)에 그친다. 병원과 보건소의 참여율은 59.4%로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의원급은 0.1%, 약국은 5.1%로 현저히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실손24의 가장 큰 장점은 청구 과정의 간소화와 신속성이다. 기존에는 진료비 영수증, 처방전, 진료확인서 등 다양한 서류를 직접 제출해야 했지만, 이제는 보험사가 병원 전산시스템을 통해 정보를 자동 수신해 처리함으로써 환자들의 시간과 비용 부담을 크게 줄였다.
서울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박 모 씨는 "등록된 병원에서 간편하게 청구를 처리할 수 있어 편리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제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했다. 20대 직장인 김 모 씨 역시 "자주 다니는 병원이 등록돼 있지 않아 이용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보험설계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한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는 "고객이 청구 금액에 대해 문의할 때 진료 내역 확인이 어려워 불편하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설계사는 "간단한 진료비 청구 고객들에게는 빠른 처리로 만족도가 높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보험개발원은 금융감독원,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시스템 지속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소비자 편의를 위해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에서 참여기관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서비스도 강화했다.
FC들에게 실손24는 고객 상담 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청구 과정이 간소화됨에 따라 고객 만족도 제고와 영업 성과 창출이라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제도 활성화를 위해서는 홍보 강화와 현장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