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부는 2026년 4월 17일, 한국과 유럽연합(EU)이 공급망 안정화와 경제안보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차세대전략경제파트너십'으로 도약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양국 간 경제 협력을 더욱 심화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구주통상과가 주도한 이번 발표는 기존 한국-EU 자유무역협정(FTA)을 넘어선 포괄적 파트너십을 제시하며, 국제 무역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한국 정부의 전략적 움직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 EU는 2011년 발효된 FTA를 기반으로 이미 무역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2025년 기준 양측 무역액은 1,000억 유로를 돌파하며 세계 주요 교역국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등으로 인한 에너지·원자재 공급망 혼란이 지속되면서 경제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에 산업통상부는 공급망 취약점을 보완하고, 핵심 소재·부품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협력을 강조했다.
'차세대전략경제파트너십'의 핵심 축은 공급망 협력이다. 양측은 반도체, 배터리, 희토류 등 전략 물자에 대한 공동 공급망 구축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EU의 '글로벌 게이트웨이' 이니셔티브와 한국의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전략'을 연계해 제3국 공급망 다변화와 재고 확충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경제안보 분야에서는 사이버 보안, 기술 유출 방지, 무역 장벽 대응을 위한 정보 공유 체계를 강화한다.
이번 파트너십은 정상급 회담과 장관급 협의를 통해 구체화될 전망이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글로벌 가치사슬(GVC) 재편 속에서 한국과 EU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2026년 하반기 양측 정상회담에서 협정 서명을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U 측도 웨어러블 기기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환영하며, 공동 R&D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공급망 중심 협력은 한국 기업들에게도 긍정적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은 EU의 차세대 팹 건설에 참여 기회를 확대할 수 있으며,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공급망 안정화를 통해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할 전망이다. 경제안보 측면에서는 양국이 공동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 전략을 마련, 무역 마찰을 최소화한다.
이 파트너십은 기후변화 대응과 디지털 전환 분야로도 확장된다. EU의 '그린딜' 정책과 한국의 '탄소중립 2050' 로드맵을 연동해 청정에너지 공급망을 구축한다. 예를 들어, 수소 에너지와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합작 투자와 기술 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분야에서는 데이터 프리플로우와 AI 거버넌스 표준화 협의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선도 파트너가 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를 "한국-EU 관계의 새 장"으로 평가한다. 한국국제무역연구원(KITA) 관계자는 "공급망 위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EU와의 파트너십은 한국 경제의 회복탄력성을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U 집행위원회도 "아시아-유럽 간 경제안보 협력이 글로벌 표준이 될 수 있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산업통상부는 파트너십 이행을 위해 국내외 워킹그룹을 구성하고, 정기 협의체를 운영한다. 2026년 상반기 중 첫 실무 회의를 개최해 세부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도약은 한국이 글로벌 경제 질서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EU 관계는 1963년 수교 이래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 FTA 발효 후 무역이 3배 이상 증가했으며, 투자 분야에서도 EU가 한국의 5대 투자국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브렉시트와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충격이 교훈이 됐다. 차세대 파트너십은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지향적 협력을 설계한 결과물이다.
결론적으로, 공급망·경제안보 중심의 '차세대전략경제파트너십'은 한국과 EU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전략이다. 산업통상부의 이번 발표는 양국 국민에게 안정적 경제 환경을 약속하는 신호탄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