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재배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이상기후로 여름철 집중호우와 가을철 긴 장마가 잦아지면서 ‘감 탄저병’ 피해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2023년 한 해만 경남 지역 단감 재배 면적의 41%인 2,403헥타르(ha)에서 병이 발생해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농촌진흥청은 이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 감 탄저병 예방의 첫걸음으로 ‘병든 가지·낙엽 제거’와 ‘사전 예방 방제’를 강조했다. 감 탄저병은 곰팡이가 원인인 병으로,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 급속도로 번지기 때문에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탄저병을 일으키는 병원균(포자)은 4월부터 공기 중으로 퍼지기 시작해 6~7월에 가장 활발해진다. 이 균은 겨우내 병든 가지, 열매, 낙엽 등에서 월동한 뒤, 빗물이나 바람을 타고 퍼져나가 어린 가지와 열매를 감염시킨다. 초기에는 증상이 눈에 띄지 않지만, 장마가 지나고 열매가 커지면서 반점이 확대돼 피해가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봄부터 과수원 청결 관리가 필수다. 겨우내 쌓인 병든 가지와 열매, 낙엽을 철저히 제거해 1차 전염원을 줄여야 한다. 또 가지치기를 통해 바람이 잘 통하고 햇볕이 잘 드는 환경을 만들어 병원균이 번식하기 어려운 조건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약제 방제는 병원균 확산 시기를 고려해 4월 말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특히 비가 오기 전에는 보호성 약제를 미리 뿌려 예방하고, 2~3일간 비가 내린 후에는 살균제로 남은 균을 억제해야 효과적이다. 같은 계통의 약제를 반복 사용하면 병원균이 저항성을 키워 방제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작용 기작이 다른 약제를 교차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세한 약제 정보는 농촌진흥청 ‘농약안전정보시스템(psis.rd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센터 전지혜 센터장은 “감 탄저병은 발병 후 대응하려면 이미 감염이 심각하게 진행된 경우가 많아 방제 효과도 떨어지고 회복도 어렵다”며 “발병원을 사전에 제거하는 것부터 시작해 비 오기 전 보호제 사용, 비가 그친 뒤 살균제 살포 등 체계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탄저병으로 인한 주요 피해 증상으로는 줄기와 잎에 나타나는 병반, 어린 열매의 검은 반점, 수확기 열매의 포자 형성 및 반점 확대 등이 있다. 과수 농가에서는 이러한 증상을 조기에 발견하고 신속히 조치하는 것이 피해 최소화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