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이상기상으로 고추를 본밭에 옮겨 심는 아주심기 시기에 저온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저온 노출 강도와 기간에 따른 고추 생육 및 수확량 변화를 분석하고, 농가에서 실천할 수 있는 관리 기술을 제시했다.
고추는 고온성 작물로 주로 4월 중·하순에 아주심기를 한다. 이 시기에 갑작스러운 저온이 발생하면 생육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진은 고추 아주심기 후 2주 뒤부터 낮 15도, 밤 10도의 저온 조건에 3일에서 10일까지 노출시키며 광합성 특성과 생육, 열매 달림, 수확량 변화를 조사했다. 실험에는 붉은 고추 수확용으로 널리 재배되는 품종이 사용됐으며, 대조구는 낮 23도, 밤 17도로 유지했다.
저온에 3일간 노출된 고추 모종은 일반 온실로 옮겨 재배했을 때 비교적 회복 가능성이 높았다. 실험 후 약 50일 뒤, 고추 크기와 열매 수가 대조구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낮 15도, 밤 10도 조건에 7일 이상 노출된 고추는 회복 속도가 느리고 생육과 수확량이 크게 떨어졌다.
7일 이상 저온에 노출된 고추의 광합성 효율은 대조구보다 44%, 증산율은 57%가량 낮았다. 광합성 효율은 식물이 흡수한 빛 에너지를 유기물로 전환하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낮으면 생육 상태가 나쁘다는 뜻이다. 증산율은 잎의 기공을 통해 수분이 방출되는 속도로, 수치가 낮으면 식물이 수분 손실을 막기 위해 기공을 닫았음을 의미한다. 아주심기 후 35일 기준 식물 길이도 약 15% 짧았다.
색도 늦게 물들었다. 아주심기 후 약 90일 뒤 수확량을 조사한 결과, 저온 7일 노출 고추의 붉은 열매 비율은 30%로 대조구 53%보다 23%포인트 낮았다. 이는 건고추 수확량 감소로 직결되며 상품성도 떨어졌다.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농가는 늦서리 가능성을 고려해 고추 아주심기 시기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보온 자재를 활용해 초기 저온 노출 기간을 줄이고, 저온에 노출된 후에는 바로 적정 생육 온도를 확보하는 등 회복을 돕는 관리가 필요하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기초기반과 최학순 과장은 "고추 아주심기 저온 피해는 순간적인 저온보다 저온 노출 기간이 길어질수록 수확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저온 관리 홍보와 함께 이상기상에 대응할 수 있는 저온 피해 경감제 개발 등 후속 기술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