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미상 '심근병증' 발병 비밀 풀다, 핵심 유전자 및 세포 상호작용 규명(4.9.목)

국내 연구진이 원인을 알 수 없어 환자들을 고통스럽게 했던 심근병증의 발병 비밀을 한 단계 풀어냈습니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국내 심근병증 환자를 대상으로 유전자와 세포 데이터를 통합 분석한 결과, 질환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144개의 핵심 유전자를 찾아내고, 심장 조직 내 다양한 세포 간 상호작용이 질병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심근병증은 심장 근육에 구조적·기능적 이상이 생기는 복잡한 질환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심부전, 부정맥, 돌연사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질환 자체가 매우 이질적이고 원인이 다양해 정확한 발병 기전을 파악하기 어려웠습니다. 최근 유전체 해독 기술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유전적 변이가 확인되고 있지만, 상당수는 기능적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 '임상적 의미 불명 변이(VUS)'로 남아 있어 진단과 치료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에 국립보건연구원은 국가바이오빅데이터 시범사업을 통해 모집된 심근병증 환자 245명의 전장유전체 데이터를 집중 분석했습니다. 연구 대상 환자는 확장성 심근병증 48.2%, 비대성 심근병증 47.8%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연구진은 기존 방법으로는 해석이 어려웠던 3,584개의 VUS 희귀변이에 대해 '부담 분석(Burden testing)'이라는 새로운 기법을 적용했습니다. 이는 특정 유전자에 나타난 여러 희귀변이를 하나의 단위로 묶어 질병과의 연관성을 통계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입니다.

분석 결과, 실제 심장 발달과 형태 형성 등 심장질환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144개의 주요 유전자가 확인됐습니다. 특히 그중 DLC1 유전자는 연령에 관계없이 환자군에 고르게 분포하는 특징을 보였습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2026년 제16권에 게재됐습니다.

연구진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공개된 단일세포 전사체 데이터를 활용해 총 11,664개의 심장 세포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기존에 심근병증의 주요 원인 세포로 알려진 심근세포뿐만 아니라 심장내피세포에서도 질환 연관 유전자의 발현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더욱 주목할 점은 두 세포 유형 간에 유의미한 상호작용이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정상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환자군에서는 심근세포의 유전자 발현은 감소한 반면 내피세포에서는 발현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이는 심근병증이 단순히 특정 세포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심근세포와 내피세포 등 여러 세포 간 상호작용의 이상으로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번 연구는 기존에 버려질 수 있었던 의미 불명 유전자 변이들의 잠재적 가치를 다중오믹스 융합 기법으로 발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국립보건연구원 미래의료연구부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희귀변이를 포함한 유전적 요인이 심장 조직 내 다양한 세포 유형의 상호작용을 통해 질병 발현에 기여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유전체 데이터와 단일세포 전사체 데이터를 통합 분석함으로써 기존에 기능이 불명확했던 유전변이의 생물학적 기전을 세포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원인을 알 수 없어 고통받는 심근병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표적 치료의 희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심근병증 및 심부전 환자에 대한 맞춤형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과학적 근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심장 조직 내 세포 간 상호작용을 고려한 새로운 치료 전략 수립이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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