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고궁이 예술로 깨어난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국가유산진흥원과 함께 오는 4월 25일부터 5월 3일까지 9일간 서울의 5대궁(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경희궁)과 종묘에서 '2026 궁중문화축전'을 개최한다. 올해로 12회를 맞는 이 축제는 고궁을 배경으로 전통문화 콘텐츠를 선보이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국가유산 축제로, 지난해에는 역대 최다인 137만여 명이 방문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올해 봄 축제의 주제는 '궁, 예술을 깨우다'로, 네 가지 방향으로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관람객이 공연 속 주인공으로 참여하는 체험형 프로그램, 궁궐별 역사적 개성을 살린 예술 특화 프로그램, 외국인 참여 확대와 다국어 서비스 강화, 그리고 어린이·어르신·사회적 배려 대상자·지역 소상공인 등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포용적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축제의 포문은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열리는 개막제(4월 24일)가 연다. '2025년 APEC 정상회의' 문화행사의 예술총감독을 맡았던 양정웅 감독이 연출을 맡아 '궁, 예술을 깨우다 - Hyper Palace'라는 주제로 K-콘텐츠의 감각과 궁중미학을 결합한 공연을 선보인다. 아나운서 오정연의 사회로 진행되며, 국립무용단의 '몽유도원무'를 시작으로 래퍼 우원재와 국가유산진흥원 예술단의 '강강술래', 국악 EDM과 결합한 한복 패션쇼 등 다채로운 무대가 펼쳐진다. 특히 Mnet '스테이지 파이터' 우승자 최호종과 국가무형유산 거문고 산조 이수자 허윤정의 합동 무대, 소리꾼 최예림과 노아 어린이 합창단의 합동 공연, 댄서 아이키 with 훅(AIKI with HOOK) 팀이 재해석한 봉산탈춤 등이 이어지며, 마지막으로 미디어파사드 매핑쇼와 국립국악원의 '향아무락'이 대미를 장식한다.
경복궁에서는 조선시대로 돌아가 살아있는 궁을 재현하는 대규모 복합 프로그램 '경복궁, 시간여행'(4월 25일~29일)이 운영된다. 근정전에서 왕의 조회를 시작으로 수정전의 궁중 화원, 침전 권역의 악공과 침선장 등 경복궁 전역에서 조선 궁궐의 예술인들을 만날 수 있는 '궁중 일상재현'(4월 25일~29일)도 준비됐다. 무형유산 전승자들과 함께 궁중 문화를 깊이 체험하는 '궁중새내기'(4월 25일~29일)와 어린이들이 의관·갑사·숙수·사관·취타대 등 조선시대 직업을 직접 체험하고 전통과 현대의 융합 공연을 볼 수 있는 '어린이 궁중문화축전'(5월 1일~3일)도 마련됐다. 한부모 가족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위한 '장악원 악사와 떠나는 경회루 나들이'(4월 25일~5월 3일)에서는 전통 관악기 체험과 가족사진 촬영 등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다. 9일간 상시 운영되는 'K-Heritage 마켓'(4월 25일~5월 3일)은 흥례문 광장에 23개 부스가 마련돼 국가무형유산 전승자의 공예품과 조선왕실 진상품 특별전시 등을 자유롭게 관람하고 기념품도 구매할 수 있다.
창덕궁에서는 해설을 들으며 이른 아침의 정취를 느끼는 답사 프로그램 '아침 궁을 깨우다'(4월 28일~5월 3일)와 야간 프로그램 '효명세자와 달의 춤'(4월 28일~30일)이 운영된다. '효명세자와 달의 춤'은 1828년 효명세자(추존 문조)가 어머니 순원황후의 40세 탄신을 기념해 연회를 준비하는 과정을 창덕궁의 주요 전각과 후원을 둘러보며 체험하고, 참가자가 직접 공연을 완성하는 복합형 프로그램이다. 인정전에서는 전통예술공연 '고궁음악회 – 100인의 태평지악'(5월 1일~3일)이 처음으로 열린다. 이화여자대학교 학생과 교수 등 총 100명의 출연진이 밤의 인정전을 배경으로 수제천, 태평가, 아리랑 등 장엄한 국악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덕수궁에서는 대한제국 황실의 음악과 음식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고종이 즐긴 양탕국(커피) 시음과 스포츠 등 취미생활을 체험하고 특별 음악 공연으로 구성한 '황실취미회'(4월 25일~5월 3일)가 정관헌에서 진행된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대한제국 황실 연회상을 직접 맛보고 궁중음식 역사를 듣는 '황제의 식탁'(5월 1일~3일)은 중명전에서 열린다. 즉조당 앞마당에서는 4월 26일, 5월 1일, 5월 2일 오후 4시에 융합국악공연 '덕수궁 풍류'가 진행돼 MZ 소리꾼의 신나는 무대부터 국악 아카펠라, OST 메들리까지 다채로운 공연을 선사한다.
창경궁에서는 왕과 왕비의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정조의 독서 공간이었던 영춘헌에서 '영춘헌, 봄의 서재'(4월 27일~5월 1일)가 운영돼 1인 책상에서 독서를 하며 궁중차를 시음할 수 있고, 대온실에서는 나만의 향낭을 만드는 체험도 가능하다. 왕비의 생활공간이었던 통명전에서는 '왕비의 취향'(4월 30일~5월 3일)이 운영된다. 상궁의 안내로 왕비를 만나는 관객 참여형 연극을 시작으로 국가무형유산 공예품 전시를 감상하고, 전통 보자기를 활용한 포장 기법 체험을 할 수 있다.
경희궁에서는 국가유산진흥원 예술단의 '궁중문화축전 길놀이'(5월 1일)가 흥화문부터 숭정문까지 이어지며 사자춤·진도북춤·판굿 등 전통 공연이 펼쳐진다. 종묘에서는 종묘제례(5월 3일)를 일주일 앞둔 종묘주간(4월 25일~5월 3일)을 맞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종묘제례악을 야간에 볼 수 있는 '종묘제례악 야간공연'(4월 28일~30일)이 진행된다. 연주단과 일무원들이 관람객을 바라보며 공연을 진행해 장엄한 선율과 절제된 춤사위를 더욱 실감나게 즐길 수 있다.
이 외에도 '궁중문화축전 도장 찍기 여행(스탬프 투어)', 자원활동가 '궁(宮)이둥이'와 함께하는 '궁중놀이방', 고궁을 누비며 펼쳐지는 '궁중문화축전 길놀이' 등 현장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사전 예약이 필요한 프로그램은 4월 8일 오후 12시부터 프로그램별로 순차적으로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외국인 대상 프로그램은 크리에이트립(www.creatrip.com)에서 예매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궁중문화축전 공식 누리집(kh.or.kr/fest)과 인스타그램(@royalculturefestival_official) 등을 참조하거나 궁능 활용 프로그램 전화상담실(☎ 1522-2295)로 문의하면 된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와 국가유산진흥원은 앞으로도 누구나 궁능유산의 매력을 온전히 체험할 수 있도록 창의적이고 다양한 활용 프로그램을 운영해 '궁중문화축전'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