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4월 8일 서울에서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 및 주한 EU 기업 대표단과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간담회는 최근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에 진출한 유럽 기업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이들의 투자 활동을 안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ECCK는 2012년 설립된 단체로, 국내에 진출한 유럽 투자기업을 대표하며 한-EU 간 경제교류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다.
간담회에는 필립 반 후프 ECCK 회장과 우고 아스투토 주한EU대사를 비롯해 ECCK 관계자,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유럽 기업 대표 40여 명이 참석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 스타트럭스, 폭스바겐 그룹이, 인프라 분야에서는 코펜하겐 오프쇼어 파트너스, 베올리아 인더스트리얼 디벨롭먼트, EDF 파워 솔루션이 참석했다. 소비재 분야에서는 P&G, 네슬레, 로레알, 모에 헤네시가, 반도체 소재·장비 분야에서는 에어리퀴드와 ASML이 함께했다. 이 외에도 보험사 AXA, 통신사 에릭슨, 항공우주·방산 기업 에어버스 등이 자리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글로벌 통상 환경이 과거와 근본적으로 다른 도전에 직면했다고 강조했다. 미·중 경쟁 심화, 공급망 불확실성, 그리고 경제와 안보가 긴밀하게 결합되는 이른바 '경제-안보 넥서스' 현상은 새로운 대응 전략을 요구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단순한 교역·투자 확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경쟁력을 갖춘 한국과 글로벌 규범을 선도하는 EU가 협력하면 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양측 협력이 교역과 투자를 넘어 핵심광물, 공급망, 첨단기술을 포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유럽 기업들이 제기한 시장접근 개선 요청과 관련해, 한-EU FTA 이행기구를 적극 활용해 관련 제도와 규정을 면밀히 검토하고 경제협력 채널을 통해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현장의 규제·제도적 애로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산업통상부는 이번 간담회에서 나온 건의사항을 관계 부처와 함께 검토할 예정이다. 특히 2026년 4월 개최 예정인 장관급 한-EU 차세대전략대화와 FTA 무역위원회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EU 측과 협의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차세대전략대화는 한국과 EU 간 최고 수준의 경제 협의체로, 무역·투자·공급망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번 간담회는 EU 기업들의 신뢰를 높이고 한-EU 경제협력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