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군(軍)의 요청으로 설치된 철도건널목이 50년 만에 폐쇄 위기에 놓였지만, 국민권익위원회가 안전조치를 우선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정일연)는 경기도 양주시 동산 철도건널목(이하 동산건널목)에 대해 폐쇄 대신 입체화(지하차도나 육교 설치) 또는 유인화(안전 감시원 상주)를 하라고 국군수송사령부에 시정권고했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지역 주민 400명이 "군(軍)이 일방적으로 건널목을 폐쇄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제기한 고충민원에 대한 조치다.
동산건널목은 1975년 군(軍)이 철도를 횡단하는 부대 진입로를 개설하면서 당시 철도청(현 국가철도공단)에 설치를 요청해 만들어졌다. 당시 군(軍)은 경비 부담, 감시원 배치, 향후 입체화 등 철도청의 조건을 모두 수용했지만, 50년이 지나도록 입체화를 이행하지 않았다. 그동안 군(軍) 차량과 지역 주민이 함께 이 건널목을 이용해 왔다.
문제는 2024년 국토교통부와 교통안전공단이 '동산건널목은 교외선(대곡~의정부 연결 철도) 운행 재개를 위해 반드시 유인화되어야 한다'는 안전 점검 결과를 군(軍)에 통보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군(軍)은 우회도로를 이용할 수 있다며 건널목을 지방정부나 국가철도공단으로 관리 전환하거나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권익위 조사 결과, 군(軍)의 주장은 여러 면에서 부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첫째, 군(軍)이 철도를 횡단하는 부대 진입로를 개설하면서 건널목이 설치됐고, 국군수송사령관은 2009년부터 철도시설 업무를 이양받아 유지보수·정비를 담당해 왔다. 둘째, 우회도로는 상습 침수지역을 통과하고 급선회해야 하는 구역이 있어 탄약을 적재한 대형 차량 통행 시 안전사고 위험이 크다. 셋째, 동산건널목을 이용하면 선회 없이 직진으로 부대 출입이 가능해 작전 효율성도 높다. 넷째, 군(軍)은 설치 당시 경비 부담, 사고 책임, 감시원 배치 등 조건을 수용했지만 50년간 입체화를 이행하지 않은 채 유인화 요구에 폐쇄를 언급하는 것은 소극적인 업무행태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국민권익위는 국군수송사령부에 조속한 시일 내에 동산건널목을 입체화하거나 유인화할 것을 권고했다. 입체화는 철도와 도로가 교차하는 건널목을 지하차도나 육교로 변경해 사고 위험을 근본적으로 없애는 방식이며, 유인화는 건널목에 안전 감시원을 상주시켜 기차 통과 시 직접 차단기를 조작하고 안전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국민권익위 한삼석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이번 민원 사안은 군(軍)이 본연의 작전 임무 수행과 모두의 안전을 위해 철도건널목 시설을 보강해야 할 필요성이 큰 사례"라며 "앞으로도 국민의 재산권이 보장되고 민군 상생 여건이 마련되도록 관련 고충민원 처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권고로 동산건널목은 폐쇄 위기에서 벗어나 안전 조치를 통해 계속 사용될 전망이다. 교외선이 21년 만인 2025년 1월 운행을 재개한 만큼, 건널목 안전은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국민권익위의 결정은 군(軍)의 50년 전 약속 이행을 촉구하고 지역 주민의 안전과 편의를 보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