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2026년 3월 세계식량가격지수가 128.5포인트를 기록하며 전월(125.5포인트)보다 2.4% 상승했다고 4일 발표했다. 이는 2014∼2016년 평균을 100으로 기준 삼은 수치로, 조사 대상 5개 품목군(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 모두 가격이 오른 가운데 설탕과 유지류가 상승을 주도했다.
설탕 가격지수는 92.4포인트로 전월 대비 7.2% 급등하며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국제 원유가격 상승으로 세계 최대 설탕 수출국인 브라질이 사탕수수로 생산한 에탄올 의존도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데다, 중동 지역 분쟁 격화가 설탕 무역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겹친 결과다. 다만 인도와 태국의 수확 상황이 양호해 세계 공급이 충분할 것이라는 전망이 상승폭을 일부 제한했다.
유지류 가격지수는 183.1포인트로 전월보다 5.1% 상승했다. 팜유 가격은 국제 원유가 급등과 말레이시아 생산량 감소 영향으로 2022년 중반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대두유 가격을 웃돌았다. 대두유는 미국의 바이오연료 수요 증가 기대에도 남미의 계절적 공급 확대로 상승폭이 제한됐고, 해바라기유와 유채유는 흑해 지역 공급 제약과 세계 에너지 가격 급등 영향으로 올랐다.
곡물 가격지수는 110.4포인트로 전월 대비 1.5% 상승했다. 국제 밀 가격은 미국 내 가뭄으로 작황이 악화되고 호주에서 비료 가격 상승 대응을 위해 파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4.3% 올랐다. 그러나 유럽의 양호한 작황과 주요 수출국 간 경쟁이 상승폭을 제한했다. 옥수수는 북반구 파종기를 앞두고 비료 비용 부담과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에탄올 수요 증가 전망이 있었지만, 전 세계 풍부한 공급 여건으로 0.9% 상승에 그쳤다. 반면 쌀 가격은 수확기 진입과 수입 수요 둔화, 미국 달러 강세로 3.0% 하락했다.
육류 가격지수는 127.7포인트로 전월보다 1.0% 상승했다. 돼지고기 가격이 유럽연합(EU)의 계절적 수요 증가를 앞두고 급등하며 상승을 주도했다. 쇠고기 가격도 브라질에서 육우 공급이 줄어 수출 가능 물량이 감소하면서 올랐다. 호주는 공급 여건이 양호해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했고, 양고기는 뉴질랜드 수출 증가로 하락했으나 주요 시장의 지속적인 수요가 하락폭을 완화했다. 닭고기는 브라질 내 풍부한 공급으로 소폭 하락했다.
2025년 7월부터 지속 하락하던 유제품 가격지수는 120.9포인트로 전월 대비 1.2% 상승하며 반등했다. 탈지분유와 전지분유는 세계 수입 수요 확대와 오세아니아의 계절적 생산 감소로 상승했고, 버터는 오세아니아의 유지방 공급 부족으로 올랐으나 EU의 우유 생산량 개선으로 상승폭이 제한됐다. 반면 EU 치즈 가격은 생산 증가와 수출 부진으로 하락했다.
FAO가 함께 발표한 2025/26년도 세계 곡물수급 전망에 따르면, 세계 곡물 생산량은 30억3550만 톤으로 전년 대비 5.8%(1억6780만 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쌀은 5억6330만 톤(2.0%↑), 잡곡은 16억3320만 톤(7.6%↑), 밀은 8억3900만 톤(4.9%↑)으로 각각 전망됐다. 같은 기간 세계 곡물 소비량은 29억4480만 톤(2.4%↑), 기말 재고량은 9억5150만 톤(9.2%↑)으로 추산된다.
한편 국내 농축산물 소비자물가는 3월 전체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한 것과 달리 1.2% 하락하며 안정된 수준을 보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제유가 상승 등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국민 물가 부담이 크게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