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 프로젝트 금융(PF) 시장의 안정적 관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재정경제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은 지난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PF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PF 연체율 동향과 사업성 평가 결과, 제도개선방안 이행 추진계획 등을 논의했다.
회의 결과,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체 PF 익스포져(대출·토지담보대출·채무보증 등)는 174조3000억원으로, 2025년 9월 말(177조9000억원)보다 3조6000억원 줄었다. 이는 신규 취급보다 사업 완료와 정리·재구조화로 인한 감소 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특히 4분기 신규 PF 취급액은 20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7조1000억원)보다 3조6000억원 증가하며, 사업성이 양호한 사업장에는 자금이 원활히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F대출(116조원) 연체율은 3.88%로, 전분기(4.24%)보다 0.36%포인트 하락했다. 금융권이 부실 사업장에 대한 경·공매, 수의계약, 상각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한 결과다. 중소금융회사(저축은행·여신전문·상호금융)의 토지담보대출(11조원) 연체율은 29.68%로 전분기 대비 2.75%포인트 떨어졌는데, 이는 연체 채권이 대출 잔액보다 더 빠르게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사업성 평가 결과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7차 사업성 평가에서 유의(C) 또는 부실우려(D) 등급을 받은 여신은 14조7000억원으로, 전체 PF 익스포져의 8.4% 수준이다. 이는 3분기 연속 감소한 수치로, 2025년 3월 말(21조9000억원, 11.5%)과 비교하면 크게 개선됐다. PF 고정이하여신비율도 9.30%로 전분기(10.98%)보다 1.68%포인트 낮아졌고, 대손충당금 커버리지비율은 73.5%로 8.9%포인트 상승해 손실흡수능력이 강화됐다.
부실 사업장 정리·재구조화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2025년 말까지 누적 실적은 18조5000억원으로, 이 중 정리(경·공매, 수의계약, 상각 등)가 13조3000억원(약 72%), 재구조화(신규 자금 투입, 자금구조 개편 등)가 5조2000억원(약 28%)을 차지했다. 2025년 한 해 동안만 12조원이 정리·재구조화되면서 PF 고정이하여신비율은 9.2%포인트, PF 연체율은 6.7%포인트 각각 개선되는 효과를 냈다. 정부는 앞으로도 정리·재구조화가 지연되는 사업장을 맞춤형으로 관리해 신속한 정상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해 12월 발표된 '부동산 PF 건전성 제도개선방안'의 이행 계획도 논의됐다. 이 방안은 2025년 중 6차례의 금융권·건설업계 간담회와 의견수렴을 거쳐 마련됐으며, 1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27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주요 내용은 PF 사업비 대비 자기자본비율을 기준으로 위험가중치와 충당금을 차등화하고, 리스크 관리체계가 부족한 업권(저축·상호·여전·새마을)에는 대출 취급 요건을 도입하는 것이다. 또한 부동산 PF에 대한 거액신용한도 규제를 신설하고, 업권별 부동산 및 PF 대출한도 규제를 전반적으로 정비한다.
제도 시행에 따른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자기자본비율 요건은 4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상향(5%→10%→15%→20%) 적용된다. 증권사의 경우 모험자본 공급 유도 필요성을 감안해 부동산 관련 위험가중치 조정 등 일부 내용은 올해 상반기 중 먼저 시행한다. 정부는 올해 중 각 업권별 감독규정, 시행 세칙, 모범규준 등을 정비해 업계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방침이다.
회의에 참석한 민간 전문가들은 "2025년 말까지 총 18조5000억원의 정리·재구조화 실적을 바탕으로 부실 PF 규모가 3분기 연속 감소하는 등 부동산 PF 시장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중동 상황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시장에서 여전히 보수적 관점을 유지하고 있어 당분간 양적 확대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건설 공사비 상승과 원자재 수급 부족이 PF 사업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부동산 PF 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부실 사업장의 상시 정리·재구조화와 금융회사의 건전성 관리 강화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며 "제도개선 과정에서도 시장과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공사비 증액 등 일시적 유동성 애로로 정상 사업장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건축공사비 플러스 PF 보증(주택금융공사) 공급 등을 통해 면밀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