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고용 위기에 대비해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고 본격적인 위기 관리에 나섰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3월 30일 ‘비상고용노동상황점검회의’를 신설하고, 4월 2일 김영훈 장관 주재로 첫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는 고용·노동·산업안전 분야와 7개 지방고용노동청 현장지원반으로 구성돼 매주 지역과 업종별 노동시장 동향을 점검한다.
가장 눈에 띄는 조치는 ‘고용·체불상황판’ 운영이다.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 구직급여 신청 건수, 임금체불 상황 등을 지역과 업종별로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해 취약계층의 위기를 사전에 감지하겠다는 계획이다. 통계 지표에 위기가 포착되지 않더라도 현장에서 체감하는 어려움을 반영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노동자, 사업주 등과 상시 소통하기로 했다.
김영훈 장관은 회의에서 “경제 전시상황에서는 평시의 관행과 문법이 통하지 않는다”며 “행정은 속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행적인 업무 방식에서 벗어나, 현장이 도움을 요청하기 전에 먼저 찾아가서 필요한 지원을 과감하고 신속하게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원 체계도 대폭 강화됐다. 고용노동부는 지역 고용 상황이 악화될 조짐을 보이면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을 신속히 검토하고, 특정 업종에 위기가 감지되면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이렇게 지정된 지역이나 업종에는 고용유지지원금 우대, 국민취업지원제도 요건 완화, 노동자 생활안정자금 융자 한도 상향 등 실질적인 혜택이 선제적으로 제공된다.
재정 투입 규모도 대폭 늘렸다. 정부는 중동 전쟁 대응을 위해 편성한 추가경정예산안에 고용유지 지원, 실업자 및 저소득층 보호, 임금체불 해소, 청년 취업·일자리 안정 등 5,386억원을 반영했다. 김 장관은 “예산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곧바로 집행할 수 있도록 집행 계획과 지침, 전달체계를 철저히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김 장관은 “위기는 가장 낮은 곳부터, 가장 약한 부분부터 가시화된다”며 “청년, 비정규직, 지역 중소기업 노동자 등 취약계층이 위기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최우선 책무”라고 밝혔다. 그는 “노동자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사명감을 갖고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비상대응체계를 통해 중동 전쟁이 국내 노동시장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고, 특히 어려움을 겪기 쉬운 계층을 집중 보호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