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도 예외 없이 따뜻했습니다. 기상청이 3일 발표한 '2026년 3월 기후특성'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 평균기온은 7.4℃로 평년(6.1℃)보다 1.3℃ 높았습니다. 이로써 2018년부터 9년 연속 3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기록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3월은 다른 달에 비해 기온 상승 추세가 가장 뚜렷한 달입니다. 실제로 1973년부터 2025년까지의 장기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3월 전국 평균기온은 10년마다 0.52℃씩 꾸준히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온난화 추세는 최근 들어 더욱 강해지고 있습니다.
올해 3월 기온은 초반과 중반에는 평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하순(21~31일)에 들어서면서 크게 올랐습니다. 특히 23~24일과 26~29일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낮 기온이 큰 폭으로 상승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이상고온 현상이 관측됐습니다. 하순 평균기온은 11.1℃로 평년보다 3.3℃나 높아 역대 세 번째로 높았습니다.
강수량은 66.0mm로 평년(56.5mm)보다 약 1.2배 많았습니다. 올해 1월(평년 대비 19.6%)과 2월(44.6%)이 유난히 건조했던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이는 3월 초(2일)와 말(30~31일)에 우리나라 남쪽에서 다가온 저기압의 영향으로 두 차례 많은 비가 내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순에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3월 21일부터 29일까지 전국 강수량은 고작 0.7mm에 그쳐, 같은 기간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로 적었습니다. 특히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상대습도가 평년보다 5~10%p 낮아 건조한 날이 이어졌습니다.
우리나라 주변 바다의 온도도 높아졌습니다. 3월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11.5℃로, 작년(10.1℃)보다 1.4℃ 높았습니다. 최근 10년 중 세 번째로 높은 수치입니다. 동해(13.1℃)와 남해(14.7℃)의 해수면 온도는 작년보다 각각 2.0℃, 1.8℃ 높아졌는데, 이는 따뜻한 해류의 영향이 강해진 데다 2월까지 해양 열용량(바닷물이 저장한 열의 총량)이 평년보다 높은 상태를 유지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기상청은 이번 3월의 기후 특성에 영향을 준 주요 원인으로 '양의 북대서양 진동'을 꼽았습니다. 북대서양 진동(NAO)은 북대서양 지역의 대표적인 대기 순환 패턴으로, 양의 북대서양 진동이 발달하면 유럽과 우리나라 부근에 고기압성 순환이 강화돼 기온이 오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올해 3월에는 2월 하순부터 이 패턴이 강하게 나타나 우리나라 상공에 고기압성 순환이 자리를 잡게 했습니다.
여기에 동인도양과 해양 대륙(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지역에서 대류 활동이 평년보다 억제되면서 우리나라 부근의 고기압이 더욱 강화됐습니다. 대류가 억제되면 구름 발달이 줄어들어 지표면에 더 많은 햇볕이 도달하게 되고, 이는 기온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하순에 캄차카반도 부근의 블로킹(대기 흐름을 가로막는 고기압)이 해소된 것도 찬 공기 유입을 막아 고온 현상을 부추겼습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강원도 영동 지역의 3월 강수량이 94.5mm로 평년(57.4mm)보다 164.4%나 많아 가장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반면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68.1mm로 평년(78.8mm)의 91.8%에 그쳐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제주도는 107.9mm로 평년(109.1mm)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습니다.
3월 말에는 일부 지역에서 일강수량 극값이 경신되기도 했습니다. 전북 고창은 30일 하루 동안 34.2mm의 비가 내려 역대 3월 일강수량 1위를 기록했고, 경북 영덕은 31일 34.3mm로 같은 날짜 기준 2위, 상주는 26.8mm로 2위를 각각 기록했습니다.
눈은 평년보다 적게 내렸습니다. 3월 전국 눈일수는 1.2일로 평년(2.1일)보다 0.9일 적었고, 내린 눈의 양도 0.3cm로 평년(3.0cm)의 10분의 1 수준에 그쳤습니다. 작년 3월에는 눈일수가 4.4일, 눈의 양이 6.8cm였던 것과 대조됩니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올해 3월에도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 추세가 이어졌고, 작년에 이어 3월 하순에 고온 건조한 경향이 나타났다"며 "이번 주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매우 건조한 대기 상태가 일부 해소되기도 했지만, 봄철에는 산불의 위험이 큰 만큼 기상청은 기후 현황을 면밀히 감시해 이상기후에 대한 사전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기상청이 함께 발표한 주요 도시 봄꽃 개화 상황을 보면, 서울의 벚나무는 3월 29일 개화해 평년(4월 8일)보다 10일, 작년(4월 4일)보다 6일 빨랐습니다. 대전(3월 29일), 청주(3월 29일), 대구·부산(3월 26일) 등 대부분 지역에서 평년보다 2~10일 일찍 꽃이 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