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동전쟁 전개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 체계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2일 오전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관계기관 합동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 금융위원회 이억원 위원장, 금융감독원 이찬진 원장 등이 참석해 최근 중동전쟁이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중동전쟁 양상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오전 중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 결과가 국제유가와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다만 정부가 긴급 바이백(5조 원 규모의 국채 재매입) 등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해 국채시장 변동성이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외환시장 안정 세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지난달 23일 출시된 국내시장복귀계좌(RIA)가 투자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어 해외 투자자금 환류와 해외법인 배당 확대가 본격화되면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구 부총리는 내일 금융기관 현장을 방문해 RIA 가입 현황과 시장 반응을 직접 점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난 1일부터 우리나라 국고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공식 시작된 점도 주목했다. WGBI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참고하는 대표적인 채권 지수로, 편입에 따라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외국인이 국고채를 4조 4천억 원 순매수하는 등 일본계 자금을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이 원활히 유입되고 있다.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 '상시점검 및 투자유치 추진단'을 가동해 자금 유입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국회에 제출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과 관련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참석자들은 추경안이 성장률을 0.2%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마이너스(-) GDP 갭(실제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정도)이 지속되고 취약 부문 지원에 집중된 점을 고려하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추경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속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신속한 국회 통과와 집행 준비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추경이 통과되면 피해 기업 지원을 위해 총 26조 8천억 원 규모의 정책금융(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관)을 적극 집행할 계획이다.
한편 참석자들은 최근 정부가 달러를 강제로 매각하게 할 것이라는 주장이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 등에 유포된 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정부는 이같은 가짜 뉴스 유포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엄정하게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참석자들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그간 경제와 금융·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보여준 노력과 기관 간 긴밀한 소통 및 협력 의지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