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국가안보와 공중보건을 강화하기 위해 의약품 및 원료에 대한 무역확장법 제232조 관세를 4월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특허 의약품과 그 원료에 대해 100%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포고령에 명시된 특정 대기업은 120일 후인 7월 31일부터, 그 외 기업은 180일 후인 9월 29일부터 관세가 적용될 예정이다.
다만 한국과 유럽연합(EU), 일본,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등 미국과 무역합의를 맺은 국가에서 생산된 의약품에 대해서는 15%의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영국산 의약품에 대해서는 이보다 더 낮은 관세율이 적용된다. 이는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이 높은 관세 부담을 상대적으로 덜 수 있도록 한 조치다.
기업이 미국 정부와 가격 및 미국 내 생산에 관한 협정을 체결할 경우 관세를 경감하는 예외 규정도 함께 발표됐다. 기업이 미국 보건복지부와 가격 협정을 맺고 상무부와 미국 내 생산 협정을 체결하면 2029년 1월 20일까지 무관세 혜택을 받는다. 생산 협정만 체결할 경우에는 20%의 관세가 적용된다.
제네릭의약품(복제약)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그리고 이들의 관련 원료에 대해서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1년 후 재검토하기로 했다. 희귀질환 치료제나 동물용 의약품 같은 특수 의약품은 무역합의국에서 생산되거나 긴급한 공중보건상 필요를 충족하는 경우 면제된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미국 측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의약품 수출업계 간담회를 여는 등 국내 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왔다. 지난해 11월 14일 한미 관세합의를 통해 한국산 의약품에 대한 232조 관세가 15%를 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합의한 바 있다. 이번 조치로 한국은 주요 경쟁국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적용받게 됐다.
특히 우리 주요 대미 수출 품목인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1년간 관세가 면제됨에 따라 단기적인 수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앞으로도 미국의 관세 변화에 따른 국내 산업계 영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또한 무역법 301조 등 미국의 후속 관세 조치에 대해서도 기존 한미 관세합의에 따른 이익균형 유지와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대우 확보 원칙 아래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