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1형)가 확진됐다. 농림축산식품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4월 1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 조치를 대폭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확진 판정을 받은 농장은 익산 지역에서 14만여 마리의 산란계를 키우는 곳이다. 농장주가 닭 폐사 증가 사실을 익산시에 신고했고, 정밀 검사 결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양성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2025~2026년 동절기 국내 가금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총 61건으로 늘었다. 축종별로는 닭이 40건(산란계 31건, 산란종계 1건, 육용종계 7건, 토종닭 1건), 오리가 17건(종오리 6건, 육용오리 11건), 기타 4건(기러기 1건, 메추리 3건)이다.
최근 철새가 북상하면서 개체 수가 줄어 위험도는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3월 24일 강원 철원에서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됐고, 과거에도 4월 이후 산발적인 발생 사례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3년 4월 4건, 2024년 5월 1건, 2025년 4월 4건의 추가 발생이 보고된 바 있다.
중수본은 지난 3월 31일 익산 농장에서 H5형 항원이 확인되자 '조류인플루엔자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초동대응팀을 투입했다. 발생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살처분과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확산 차단을 위해 전북특별자치도와 인접 충남 3개 시·군(서천, 부여, 논산) 내 산란계 관련 농장, 시설, 차량에 대해 4월 1일 오전 1시부터 4월 2일 오전 1시까지 24시간 동안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또한 발생 농장 반경 10km 이내 방역대 내 가금농장 78곳을 대상으로 정밀 검사를 실시하고, 전국 철새도래지와 소하천, 저수지 주변 도로 등에 소독 자원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
정부는 추가 발생을 막기 위해 다섯 가지 방역 대책을 강화했다.
첫째, 방역대 내 전체 가금농장 78곳에 일대일 전담관을 배치해 사람과 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소독을 철저히 한다. 위험 축산차량(알, 사료, 분뇨 운반차량)은 사전 등록하고, 등록된 차량의 방역 이행 여부를 현장에서 확인한다.
둘째, 익산시 방역대 내에서 고위험 축산차량이 농장을 방문하기 전에 사전 신고를 의무화하고 방역 관리를 강화한다.
셋째, 농식품부, 검역본부, 시·도가 함께하는 특별방역단을 익산에 파견해 현장 방역 상황을 직접 점검한다. 특히 산란계 및 종계 농장에 출입하는 알 차량에 대해 매주 환경 검사를 실시해 오염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넷째, 위험 시·군(포천, 김제, 익산) 방역대 내 축산차량과 외부인력(백신접종팀, 상하차반)의 방역 조치 이행 여부를 4월 1일부터 15일까지 특별 점검한다.
다섯째, '전국 일제 집중 소독 주간'을 4월 15일까지 운영한다. 특히 4월 1일부터 3일까지는 '전국 가금농장 및 축산차량 일제 소독의 날'로 지정해 모든 소독 자원을 동원한다. 생산자단체와 함께 캠페인도 전개해 농장 자체 대청소와 축산차량 내·외부 소독을 독려할 방침이다.
중수본 이동식 방역정책국장은 "최근 전북 지역에서 연이어 발생한 만큼 검역본부와 전북도가 역학조사를 철저히 해 추가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별 방역대책 기간을 4월 15일까지 연장한 만큼, 각 지방자치단체는 가금농장과 관계자에게 방역 수칙을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현장에서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봄철 영농 활동이 늘면서 오염원이 농장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농가 주변 농로와 도로, 농기계 등에 대해 집중 소독을 실시해 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