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같은 달보다 2.2% 오르며 2월(2.0%)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중동전쟁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급등, 석유류 물가가 큰 폭으로 뛴 탓이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물가는 2.2% 상승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지만, 생활물가는 2.3% 올라 서민 부담이 여전한 모습이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26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2월(2.0%)에 비해 오름폭이 0.2%포인트 확대됐다. 전월과 비교해서는 0.3% 올랐다. 농축수산물은 축산물 가격이 올랐지만 채소·과일 등의 하락 폭이 더 커져 전체적으로는 0.6% 하락했다. 반면 석유류는 중동전쟁 여파로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28.5달러까지 치솟으면서 휘발유·경유 가격이 각각 리터당 1836원, 1829원으로 올라 전년동월 대비 9.9%나 급등했다. 가공식품은 밀가루·설탕·빵 가격 하락으로 상승폭이 1.6%로 둔화됐다. 개인서비스는 외식을 제외한 부문에서 전월보다 소폭 내렸지만 전년비로는 3.2% 상승했다.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는 전년동월비 2.2% 상승해 2월(2.3%)보다 오름폭이 줄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로 458개 품목 중 식료품·에너지 관련 149개를 뺀 309개 품목으로 집계된다. 농산물·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2.3% 올랐다. 생활물가는 구입 빈도가 높은 144개 품목으로 구성되며, 2.3% 상승해 2월(1.8%)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신선식품지수는 신선채소와 과실 가격 하락 폭이 확대되면서 전년동월 대비 6.6% 하락했다. 신선어개(생선·해산물)는 4.6% 올랐지만 신선채소(-13.6%), 신선과실(-6.4%)이 큰 폭으로 내렸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 중 축산물은 국산쇠고기·닭고기 등이 올라 6.2% 상승했고, 곡물도 12.3% 올랐다. 반면 채소(-13.5%)와 과일(-6.2%)은 하락했다. 석유류는 휘발유(9.9%), 경유(17.6%) 등이 모두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가공식품은 밀가루(-1.5%), 설탕(-4.0%), 빵(-0.2%)이 하락하며 전체 상승률을 낮췄다. 개인서비스는 외식(2.8%)이 2월(2.9%)보다 오름폭이 줄었고, 외식 외 서비스(3.5%)도 2월(3.9%)보다 낮아졌다. 집세는 0.9% 상승해 전월과 같았다.
정부는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불확실성을 고려해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석유제품 최고 가격제 시행과 에너지 수급 관리 등 기존 대책을 지속하는 한편, ‘중동전쟁 물가대응팀’을 가동해 주요 품목의 가격 동향을 집중 점검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주요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2.2%)은 미국(2월 2.4%), 영국(2월 3.2%), 일본(2월 1.3%), 유럽연합(2월 2.1%)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주춤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중동 리스크가 당분간 물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민생물가 태스크포스(TF)와 연계해 주요 생필품과 서비스 요금 변동을 예의주시하고, 필요시 추가 안정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