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이종욱 차장이 지난 4월 2일 대구에 있는 베어링 제조기업 삼익정공을 방문해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수출기업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한국산 베어링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과 외국산 제품의 국산 둔갑 불법 유통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삼익정공은 1987년에 설립된 베어링 전문 기업으로, 지난 2022년 제59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1,000만 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우수 수출기업이다. 이 회사는 리니어 베어링 제품을 생산하는데, 리니어 베어링은 원통형 샤프트가 레일을 따라 직선으로 움직일 때 필요한 부품으로, 자동화 설비와 정밀 기계에 널리 쓰인다.
이번 방문은 외국산 저가 베어링의 공세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제조업계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해외시장 진출 지원 방안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외국산 베어링을 국산으로 속여 판매하거나 수출하는 불법 행위에 대한 단속 강화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최근 베어링 수출 실적을 보면, HS 코드 8482호(볼·롤러베어링) 기준으로 2023년 8억 7,075만 달러(전년 대비 -8.3%)에서 2024년 8억 7,092만 달러(+0.02%)로 소폭 회복했으나, 2025년에는 다시 8억 6,370만 달러(-0.8%)로 감소하는 등 정체 상태다.
간담회에서 진문영 삼익정공 대표이사는 관세청이 국내 베어링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수출 확대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수출기업들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제대로 활용해 실질적인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종욱 관세청 차장은 "국산 베어링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원산지 인증수출자 제도 활용 방안을 컨설팅하는 등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원산지 인증수출자 제도는 관세당국이 원산지증명 능력을 인증한 수출자에게 한-EU FTA, 한-영 FTA,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에서 원산지증명서 발급 권한을 부여하거나, 발급 신청 시 첨부서류 제출을 간소화해주는 제도다. 이 차장은 "우리 기업의 비용 절감과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차장은 "외국산 베어링을 국산으로 둔갑해 판매·수출하는 행위는 성실한 국내 제조기업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중대한 범죄"라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내 유통 및 수출 단계에서 원산지표시 위반 등 불법 행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집중 단속을 실시해 공정한 무역 질서를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로 관세청은 현장 간담회에서 제기된 애로사항을 바탕으로 FTA 활용도를 높이는 컨설팅을 확대하고, 원산지표시 위반 단속을 강화함으로써 국내 베어링 업계의 수출 경쟁력 제고와 공정한 시장 환경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