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장관 한성숙)는 4월 1일부터 원재료 가격 급등의 부담을 중소 협력업체에 떠넘기는 불공정 거래를 근절하기 위해 플라스틱용기 납품거래에 대한 납품대금 연동제 직권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최근 국제유가와 합성수지 원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플라스틱용기 제조업체의 원가 부담이 한계치를 넘어선 상황에서 마련된 선제적 조치다. 대기업에 비해 가격 협상력이 낮은 중소 수탁기업들이 원재료 상승분을 고스란히 떠안으면서 공장 가동 중단 등 제조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현장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조사 대상은 플라스틱용기 납품 수요가 많은 식료품 제조업(즉석밥, 식용유 등), 음료 제조업(탄산음료, 생수 등), 커피 프랜차이즈(커피 및 식음료 등) 등 3개 업종의 매출액 상위 각 5개사, 총 15개 위탁기업이다. 조사 기간은 2025년 1월 1일부터 2026년 3월 31일까지의 수·위탁거래 내역을 대상으로 한다.
주요 점검 내용은 ▲납품대금 연동제 체결 및 이행 여부, ▲부당한 납품대금 결정, ▲납품대금 미지급, ▲납품대금 미연동 약정 강요 등 탈법 행위, ▲납품대금 조정협의제도(공급원가 변동 시 수·위탁기업이 대금 조정을 위해 협의하는 제도) 미준수 등이다. 특히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중소 협력사에 전가하는 행위가 적발될 경우 상생협력법에 따라 개선 요구, 시정명령, 벌점 부과 등 엄중 조치할 방침이다.
최근 플라스틱용기의 주원료인 나프타와 에틸렌 가격은 3월 20일 기준 각각 톤당 1,171달러, 1,425달러로, 전월 말 대비 각각 83.0%, 109.6% 폭등했다. 이는 플라스틱용기 제조원가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합성수지 원료 가격이 30% 이상 인상된 것으로, 관련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중기부는 이번 직권조사를 위해 기업 규모에 따라 조별 3~5명의 조사반을 편성해 먼저 15개사에 대한 서면조사를 실시한 후,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현장 조사 대상을 선정할 계획이다. 서면조사는 4월 1일부터 시작되며, 현장조사는 5월부터 7월까지 진행되고 9월에 최종 결과 보고와 처분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은청 중기부 상생협력정책국장은 “글로벌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부담을 영세한 중소 수탁기업이 일방적으로 떠안는 것은 공정한 시장경제에 어긋난다”며 “납품대금 연동제를 통해 대·중소기업 간 정당하게 제값받는 공정한 거래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모니터링하고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기부는 원재료 수급 불균형이 지속될 경우 피해가 예상되는 업종에 대해 추가 직권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플라스틱용기 납품거래 조사는 지난 2024년 골판지 상자 납품거래에 이은 두 번째 연동제 직권조사로, 당시 3개사가 행정처분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