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을 위해 헌신했지만 후손을 찾지 못해 훈장이 전수되지 않은 독립유공자들을 기리기 위한 전시회가 마련됐다. 국가보훈부는 현재 서대문형무소역사관과 양산시립독립기념관에서 ‘독립유공자 미전수 훈장 전시회’를 개최 중이며, 이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는 ‘광복, 영광 그리고 남겨진 훈장’을 주제로 이재명 지사(1962년 대통령장)와 장인환 지사(1962년 대통령장) 등 16명의 독립유공자 훈장이 전시되고 있다. 이 전시는 2024년부터 시작됐으며, 지난해부터는 독립유공자 후손 찾기 사업을 알리는 영상도 별도 공간에서 상영 중이다. 이재명 지사는 1909년 12월 명동천주교당에서 열린 벨기에 황제 레오폴드 2세 추도식에서 이완용을 비수로 찌르려다 실패하고 체포돼 경성형무소에서 순국했다. 장인환 지사는 1908년 3월 전명운과 함께 미국 오클랜드에서 일본의 한국 보호정책을 옹호하는 스티븐스에게 권총을 쏘고 징역 25년을 받았다.
독립유공자의 출신 지역에서도 전시가 이어지고 있다. 양산시립독립기념관에서는 지난 1월부터 서두성 지사(2005년 애국장) 등 양산 지역 독립유공자 6명의 미전수 훈장이 전시 중이다. 서두성 지사는 1908년 경북 양산군 일대에서 의병 활동 중 체포돼 그해 7월 13일 만세봉 부근에서 순국했다.
오는 4월에는 제주항일기념관과 예천박물관에서도 전시가 열린다. 제주항일기념관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인 4월 11일부터 ‘2026 제주의 독립운동가’ 중 이신형 지사(2019년 애족장) 등 후손을 찾지 못한 4명의 훈장을 전시한다. 이신형 지사는 1929년 광주사범학교 재학 중 비밀결사 독서회를 조직하고 항일시위에 참여하다 체포돼 징역 2년을 받았다. 예천박물관은 4월 15일부터 황하청 지사(1991년 애국장)와 고윤한 지사(1995년 애국장) 등 예천 출신 독립유공자 9명의 훈장을 선보인다. 황하청 지사는 1923년 만주에서 군자금 모집 활동 중 체포돼 순국했고, 고윤한 지사는 1907~1908년 의병 군자금 모금 활동으로 체포돼 징역 15년을 받았다.
국가보훈부는 전국 지자체와 지역 박물관의 전시 참여를 확대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독립유공자들의 삶과 공적을 조명하고, 지역 주민들의 역사적 자긍심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독립유공자 후손을 찾기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이번 전시회는 훈장이 전수되지 못한 독립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이웃과 후손들의 가슴에 새기는 뜻깊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정부는 후손을 찾지 못해 외롭게 남겨진 독립유공자의 훈장이 제 주인을 찾아 예우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