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국가 차원의 인공지능(AI) 혁신 프로젝트에 2개 과제를 제출해 선정됐다. 이에 따라 기상 연구와 예보에 활용할 첨단 그래픽 처리장치(GPU) 208장을 확보하게 됐다. 이는 정부 부처 가운데 네 번째로 큰 지원 규모다.
기상청(청장 이미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범국가적 AI 혁신을 위한 국가 AI 프로젝트'에서 2개 과제가 최종 선정됐다고 1일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모두 52개 과제로 구성되며, 기상청은 이 중 두 과제를 통해 208장의 GPU를 지원받는다. GPU는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데 필수적인 장비로, 인공지능 모델 학습과 운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첫 번째 과제는 '한국형 AI 기상·기후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이다.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추진되며, 128장의 GPU가 배정됐다. 이 모델은 초단기(6시간 이내) 예보부터 단·중기 예보, 계절 전망까지 끊김 없이 예측하는 통합 시스템이다. 특히 기후변화 추세를 반영해 집중호우나 폭염 같은 극한 기상현상도 예측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개발이 완료되면 재난 대응, 산업,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정책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두 번째 과제는 'AI-변분법 기반 생성형 수치예보 자료동화 기술개발'이다. 80장의 GPU가 지원되며, 관측 자료와 수치예보모델 결과를 인공지능으로 융합해 예보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AI-변분법'은 위치가 일정하지 않은 관측 데이터를 수치모델과 수학적으로 결합해 특정 시점의 날씨 상태를 더 정밀하게 추정하는 기술이다. 기상청은 이 기술로 생산한 1년분(2024년 9월∼2025년 8월)의 재현바람장을 '재생에너지 기상정보플랫폼'을 통해 지난 2월부터 대외에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확보한 GPU를 활용해 더 많은 관측·모델 자료를 인공지능 학습에 투입하면 기술 완성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로드맵을 보면, 기상청은 6시간 단위 초단기 예측에서부터 수개월 단위 계절 전망까지 모든 시간 규모를 아우르는 '이음새 없는 예보'를 구현할 계획이다. 또한 위험기상 대응 정책 의사 결정, 기후위기 관리 등으로 활용 분야를 넓혀나갈 방침이다.
AI-변분 자료동화 기반 재현 바람장 생산 체계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풍력발전 고도(10m, 80m, 140m, 220m)에 맞춰 고해상도(1km 간격) 바람장을 생산한다. 지상 관측(기상청 730개소, 산림청 482개소 등 총 1,212개소)과 고층 관측(연직바람측정장비 25개소, 윈드라이다 4개소 등) 자료를 수집·품질 검사한 뒤, AI-변분 자료동화 기법으로 수치모델의 오차를 학습하고 관측 자료와 융합해 정확한 바람장을 만들어낸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대용량 자료 처리가 많은 기상 분야에서 인공지능 전환(AX)을 위해 첨단 GPU 확보는 필수적"이라며 "기상청이 국가 AI 핵심 마중물 과제로 선정돼 큰 책임감을 느끼며, 범국가 AI 혁신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GPU 확보로 기상청은 대용량 학습자료 처리와 모델 구조 최적화 연구를 가속화해 차세대 AI 기상 예보 체계의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AI와 수치예보의 융합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려 한국형 AI 수치예보 기술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