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손보, 법률보장 도입으로 여성보험 경쟁력 강화
한화손해보험이 가정폭력 관련 법률비용 보장과 변호사 상담 서비스를 여성보험에 결합해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질병 중심이던 여성보험을 법률·안전 영역까지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고, 그동안 보험이 거의 다루지 못했던 가사소송 영역에 처음 발을 들였다는 점에서 업계 영향도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손해보험은 지난 29일 ‘가정폭력 등으로 인한 법률비용’ 담보와 ‘Lady 변호사 상담’ 서비스를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4.0’에 탑재해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고 전했다. 해당 담보는 가정폭력 피해 고객이 가해자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때 변호사 선임비 등 소송비용을 보장하며, 위자료·양육비·재산분할 등 병합되는 소송과 비송까지 포함해 심급별 1000만원, 최대 3000만원까지 실손 보장하는 구조다.
이번 상품의 가장 큰 의미는 기존 보험에서 사실상 비어 있던 영역을 깼다는 점이다. 한화손해보험이 이번에 내세운 담보는 업계 최초로 가사소송 영역의 법률비용을 보장하는 구조로, 기존 보험상품에서 면책 대상이던 가족 간 법적 분쟁을 보장 범위로 끌어들인 첫 사례다.
이로써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은 지난 2023년 7월 출시 후 총 22건의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해 여성보험에 대한 차별화된 가치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 상품이 나온 배경에는 법률비용보험 자체의 한계가 있었다. 사법정책연구원은 법률서비스보험이 소송비용과 변호사보수 등 법률서비스 비용을 보장하는 장치이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활성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고 짚었다. 실제로 기존 법률비용보험은 민사소송 중심, 소송 이후 비용 보전 중심으로 설계되는 경우가 많았고 보장 범위 역시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런 흐름 속에서 가사사건처럼 가족관계와 신분관계가 얽힌 영역은 표준화가 더 어려워 보험 편입이 늦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사회적 배경도 분명하다. 성평등가족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5년 여성폭력통계’에서 여성폭력 발생과 피해, 보호·지원, 범죄자 처분까지 총 169종 통계를 집계했다고 전했다. 또 한국여성의전화는 2025년 한 해 상담 6만3064건을 진행했고, 여성폭력 피해 초기상담 7203건 가운데 가정폭력이 4523건으로 62.8%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한화손해보험의 이번 상품이 단순한 특약 추가를 넘어 법률 접근의 공백을 일부 메우려는 시도로 읽히는 이유다.
서비스 구조도 주목된다. ‘Lady 변호사 상담’은 대한변호사협회와의 협약을 바탕으로 담보 가입 고객에게 1회 제공되며, 공공 법률플랫폼 ‘나의 변호사’에서 고객이 원하는 변호사를 선택해 전화 상담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번 협력이 법률서비스에 보험이 우리 사회에 제도적으로 안착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결국 한화손해보험의 이번 시도는 여성보험의 경쟁 축을 질병 보장에서 생활 위험 관리로 넓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암, 임신, 여성질환처럼 신체 리스크를 중심으로 경쟁하던 여성보험 시장에 가정폭력, 상속, 전세사기 등 현실 생활문제를 끌어오면서 여성보험의 개념 자체를 재정의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보험사가 사후 보험금 지급뿐 아니라 사전 법률상담까지 묶어 제공한 점은 향후 여성 특화보험이나 생활밀착형 보장 경쟁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실제 시장 파급력은 판매 실적과 소비자 이용률이 확인돼야 더 분명해질 전망이다. 협회 차원의 공식 통계는 배타적사용권 심의와 부여 절차를 관리하지만, 이후 상품별 판매 실적이나 시장 반응은 별도로 집계하지 않고 있다.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업계 최초로 설립한 LIFEPLUS 펨테크연구소를 중심으로 여성고객의 실질적인 보장 요구를 반영한 특화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여성이 마주하게 되는 다양한 삶의 위험을 촘촘히 보장해 여성 웰니스 리딩 기업 브랜드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