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은행권 전반의 운영 구조에 대한 전면 점검을 예고하며, 소비자 보호와 금융시스템 안정성 강화에 나섰다. 2025년 11월 기준 1.8%였던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 전망이 2.0%로 상향된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지난 9일 여의도 본원에서 ‘2026년도 은행부문 금융감독 업무설명회’를 열고 올해 감독 방향을 공식화했다. 핵심은 위기 상황에서도 지속 가능한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곽범준 은행 부원장보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자금 흐름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공정한 시장 환경 조성이 새로운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상품 설계부터 판매, 사후 관리까지 전 과정에 걸쳐 소비자 보호 기준이 강화된다. 특히 고위험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점포에 대해서는 영업 실태를 집중 모니터링하고, 정기검사 시 별도의 ‘금융소비자보호 검사반’을 운영해 판매 적정성을 면밀히 따지기로 했다. 금리인하요구권 행사 등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가 제한되지 않도록 관행 개선에도 나선다. 이는 사후적 제재 중심에서 벗어나 사전 예방적 감독 체계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시스템 전반의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목표다.
가계부채 리스크 대응에도 강력한 조치가 예고됐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기준이 대출 유형별로 새롭게 설정되며, 은행의 충당금 적립 수준도 분기별로 점검된다. 더불어 장기 연체채권의 소멸시효 연장 관행 개선과 채무조정 실적 공시 확대를 통해 개인채무자 보호도 강화된다. 이와 함께 ‘소상공인 119PLUS’를 통한 채무조정 모니터링과 사업자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도입이 추진되며, 포용금융의 실질적 실행 여부를 매년 평가하는 종합평가체계도 도입된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따른 감독 프레임도 재정비된다. 인공지능(AI) 도입이 확산되면서 은행 내 AI 운영 거버넌스 구축이 필수 과제로 떠올랐다. 임직원과 시스템 간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점포 폐쇄 절차의 투명성 및 소외계층의 금융 접근성 제고 방안도 요구된다. 동시에 부당대출 차단을 위해 여신 프로세스 전반의 내부통제 실효성과 이사회 독립성, CEO 선임 공정성도 점검 대상이 된다.
허위 기술금융평가서를 활용한 불법 대출 등 취약 분야에 대한 특별 검사도 이뤄질 전망이다. 금감원은 은행 지배구조 선진화와 내부통제 강화를 핵심 과제로 삼으며, 소통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단순한 규제 강화를 넘어 금융회사의 책임경영 체제 정착을 유도하는 포괄적 전략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