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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료 인상의 배경… 한국은 ‘완만한 조정’

자동차보험료 인상의 배경… 한국은 ‘완만한 조정’

자동차보험료 인상의 배경… 한국은 ‘완만한 조정’

자동차보험료가 올해 1%대 초중반 인상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가계 부담 확대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번 논의를 한국만의 문제로 한정해 바라보면 맥락을 놓치기 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자동차보험 인상 논의는 오히려 늦고 제한적인 조정에 해당한다는 평가다.

한국 자동차보험 시장은 지난 수년간 이례적인 흐름을 보였다. 2022년 이후 보험료는 매년 인하됐는데, 2022년 1%대 초반, 2023년 2%대 초반, 2024년 2% 안팎, 2025년에도 1% 내외의 인하가 이어졌다. 연도별 인하 폭을 단순 합산하면 대략 6~8%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기간 사고 건수 자체는 감소했지만 사고 1건당 평균 손해액은 오히려 크게 늘었는데, 차량 고급화로 인한 부품 가격 상승과 정비 인건비 인상, 전기차·첨단차량 수리비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그 부담은 손해율로 직결됐다. 대형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24년 말 기준 80%대 중반을 넘어섰고, 2025년 들어서는 월별 손해율이 90%를 상회하는 구간도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통상 손익분기점 손해율을 80% 수준으로 본다. 실제로 2024년도 자동차보험 보험손익은 적자로 전환됐고, 2025년은 적자 폭이 수천억원대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됐다. 이런 상황에서 제기된 1%대 인상 논의는 수익 확대라기보다 장기간 억제돼 온 비용 압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신호에 가깝다.

이 같은 흐름은 해외 주요 선진국과 비교할 때 더욱 선명해진다.

영국은 최근 몇 년간 자동차보험료 급등을 경험한 대표적 사례다. 업계와 감독당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한 해에만 평균 자동차보험료가 20%를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했고, 2022년 중반 대비로도 20%대 상승이 관측됐다. 차량 수리비와 대체 렌터카 비용, 인건비 급증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2023년 말 고점을 지나 2024~2025년 들어서는 일부 지표에서 보험료가 하락세로 전환된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독일 역시 수리비와 부품 가격 상승 압력이 보험료에 반영되고 있다. 독일 보험업계에서는 최근 자동차보험료 조정 폭이 두 자릿수에 이르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차량 부품 가격이 누적 기준 30% 안팎 상승했고, 정비 인건비 역시 큰 폭으로 오른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일본은 한국과 제도적으로 가장 유사한 국가로 평가된다. 일본 역시 보험료 변동에 신중한 편이지만, 차종·담보별 요율 조정과 보장 구조 개편을 통해 보험료 상방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자동차보험료가 중기적으로 5~8%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는데, 일괄 인상보다는 점진적 조정을 통해 손해율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한국은 선진국 가운데서도 보험료 인상 폭이 상대적으로 작고 조정 속도도 느린 축에 속한다. 해외에서는 이미 두 자릿수 인상이 여러 차례 나타났지만, 한국은 수년간 인하 기조를 유지한 뒤에야 1%대 조정을 논의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보험사들이 제시하는 손익분기점 인상률이 3% 안팎임에도, 실제 인상 폭은 금융당국과의 협의를 거쳐 그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자동차보험이 의무보험이라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가입자가 약 2500만명에 달하는 만큼 자동차보험료는 사실상 물가의 일부로 인식된다. 한국에서는 보험료 조정이 시장 논리뿐 아니라 여론과 물가 안정, 정책 부담을 함께 고려해 결정되는 구조가 작동하고 있으며, 그 결과 비용 압력을 상당 부분 내부적으로 흡수해 온 셈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단순히 보험료 인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구조가 아니다. 최근 자동차보험 제도에서는 비용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혁신이 병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품질과 안전성이 검증된 ‘인증부품’ 활용 확대다. 순정부품 중심의 수리 관행에서 벗어나 인증부품 사용을 늘려 수리비 부담을 낮추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보험금 지급 구조를 합리화하는 동시에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방향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경상자 제도 개선과 부정 수급 방지, 사고 처리 디지털화 등을 통해 손해율을 제도 전반의 개선으로 풀어가려 하고 있다”며 “비용 부담을 상당 부분 내부적으로 흡수해 왔지만,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점진적인 보험료 조정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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