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마련한 '초장기기술투자펀드'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7월 20일 한국산업은행 IR센터에서 공청회를 열고, 국민성장펀드 내 신설되는 이 펀드의 운영 방안을 제시하고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 펀드는 기존 정책성 펀드와 달리 존속기한을 최대 15년으로 대폭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일반 정책 펀드가 8~10년인 데 반해, 기술 성숙과 상용화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한 첨단 분야에 맞춰 장기 인내 투자를 가능하게 했다. 올해는 8,800억원 규모로 조성되며, 이 중 6,800억원을 첨단전략산업기금(6,000억원)과 재정(800억원)이 부담해 민간 운용사의 자금 모집 부담을 크게 낮췄다.
투자 대상은 차세대 반도체, 첨단 신약, 우주항공 등 장기간 투자가 필요한 첨단산업이며, 10년 이상 장기 투자를 지향한다. 또한 재무제표뿐만 아니라 기술력을 평가할 수 있는 운용사가 선정 과정에서 우대를 받는다. 금융위원회는 미래 원천기술이나 핵심기술에 특화된 전문 운용사(KSTP)의 출현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국민성장펀드는 첨단산업을 선도하는 투자 플랫폼으로서 우리 경제의 흐름을 미래와 혁신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글로벌 투자전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미래를 바꿀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주력산업의 핵심기술을 내재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초장기기술투자펀드가 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펀드가 돼야 하며, 추가 투자 시 실적을 우대하고 조기 회수 시 불이익을 주는 방식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공청회 패널토론에 참석한 업계 전문가들은 양자컴퓨팅, 우주항공, 첨단바이오 등 분야에서 상용화까지 최소 10년 이상 소요된다며 장기 모험자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기술기업이 중요한 성과를 달성하기 직전에 후속 투자가 단절되는 자금난을 겪는 점을 지적하며, 초장기 기술투자펀드 정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투자 방식과 관련해서는 RCPS(상환전환우선주) 방식 배제 시 피투자기업에 상환 부담이 없어 장점이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제약이 있을 수 있다는 실무적 우려도 나왔다. 또한 장기간 우수 운용인력을 유지하기 위한 별도 성과 보상 체계 마련과 위탁운용사의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팀장은 "초장기투자펀드는 최대 15년 존속기간과 77%에 달하는 정책 출자, 가치상승과 기술상용화 역량을 평가하는 선정 기준까지 자금시장과 산업현장의 괴리를 정면으로 겨냥한 진일보한 설계"라고 평가했다. 그는 "모태펀드 이어달리기, 세컨더리 등 회수 경로가 실질적으로 작동해 연기금 등 민간 자금 유입으로 연결된다면 첨단산업 육성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원장은 "초장기기술투자펀드는 정책금융 입장에서도 처음 본격적으로 시도하는 영역"이라며 "운용사의 장기적 기술역량 확보를 위한 인센티브 설계 등을 함께 고민하고, 시장 및 산업계와 충분히 소통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성장펀드는 이번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펀드 운용 방안을 확정하고, 3분기 중 운용사 선정 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후 운용사 선정과 민간 자금 모집을 거쳐 이르면 연말부터 자금 집행이 시작될 전망이다. 이번 펀드가 첨단 기술 분야에 안정적인 장기 자금을 공급해 우리 경제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