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개발도상국의 인공지능(AI) 도입을 지원하기 위해 ‘K-AI 패키지’ 추진전략을 마련했다. 기획재정부는 7월 20일 제271차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유상 ODA 중심 K-AI 패키지 추진전략(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략은 AI를 통해 개도국의 성장잠재력을 키우고 글로벌 AI 기본사회를 실현하겠다는 구상에서 출발했다. 정부는 AI 공적개발원조(ODA) 우수사례를 창출하고 이를 세계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AI가 접목된 인프라를 포함한 입체적인 패키지를 준비했다.
K-AI 패키지는 크게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는 AI 솔루션, 둘째는 AI 데이터센터, 셋째는 전력 공급시설이다. 정부는 이 세 가지를 묶어 개도국에 제공하고, 수원국이 자국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AI 솔루션은 EDCF(대외경제협력기금) 인프라에 특화된 ‘Small AI’를 기본 메뉴로 제공한다. Small AI는 상용화 수준이 높아 실제 적용이 가능한 솔루션으로, 기존 데이터의 수집·정제·표준화를 위한 소프트웨어도 포함된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수자원 분야에서는 AI 정수처리, 관망 통제, 누수탐지, 댐 수위 조절 등이 가능하다. 보건 분야에서는 진단보조, 신약 개발, 의료정보시스템 등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발전·운영관리, 지능형 디지털 발전소, 발전소 안전관리 등이 적용된다. 교통 분야에서는 스마트시티 교통 통합플랫폼, ITS(지능형교통체계), 대중교통 운행 예측, 인프라 유지관리 등이, 농업 분야에서는 스마트팜 통합 제어, 농기계 운용 솔루션이 포함된다. 문화 분야에서는 문화재 복원, 디지털 콘텐츠 제작 솔루션이, 교육 분야에서는 AI 교육·훈련 솔루션, 머신러닝 교육, 인재양성 플랫폼, 실감형 직업교육 등이 제공된다.
AI 데이터센터는 AI 솔루션 운영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다. 구축 위치와 구성 형태에 따라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도록 하위 메뉴를 구성했다. 구축 위치로는 특정 인프라 용도로 한정하는 온프레미스형, 수원국 내 다수의 공공기관이 공동 활용하는 수원국 허브형, 한국에 구축해 수원국이 활용하는 해외 하이퍼스케일 허브형 등이 있다. 구성 형태로는 서버·전력·냉각시설을 박스형 모듈로 구성하는 모듈형과 별도 공간을 건설해 설비를 집적하는 건물형이 있다. 특히 정부는 시설 구축뿐 아니라 국내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의 서비스 바우처(토큰) 제공도 검토하기로 했다.
전력 공급시설은 옵션으로 제공된다. 수원국의 전력 여건을 고려해 신재생에너지(태양광·풍력)와 BESS(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 조합 등이 포함된다. 스마트 그리드와 기존 전력망 연결로 상업성 논란이 우려될 경우 개발금융 지원 방안도 검토한다.
정부는 K-AI 패키지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사업수요 발굴, 패키지 마련, 확산 기반 조성 등 세 가지 전략을 병행한다.
사업수요 발굴을 위해 KSP(지식공유프로그램)를 활용한 맞춤형 진단과 후속 투자사업 기획을 추진한다. 일반 KSP 사업보다 1년가량 조기 착수가 가능한 긴급자문을 AI 분야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또한 MDB(다자개발은행) 신탁기금을 활용해 수원국의 AI 도입 여건을 진단하고 수요조사를 실시한다. EDCF 현지사무소는 수원국 사업실시기관과 재무부 등을 면담해 AI 사업수요를 파악하고 현지 협의를 진행한다.
K-AI 패키지 확산 기반 조성을 위해 정부는 수원국의 AI 관련 법·제도·표준 설계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수원국의 AI 전략에 우리 데이터센터 규격이 적용되도록 하고, AI 데이터 보안표준 수립 시 우리 보안 솔루션이 규격으로 반영되도록 추진한다. 선진국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시장 내 제도적·기술적 장벽을 제거하고 규칙 설정자(Rule Setter)로서의 역할도 확보할 방침이다.
수원국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유·무상 ODA와 MDB 기술지원을 연계한다. KSP 자문과 MDB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인력양성 컨설팅, 기술 교육 등 맞춤형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개도국 공무원과 청년을 대상으로 한 국내 공동워크숍 개최와 학위과정 운영도 강화한다. 현지 인력이 AI 솔루션과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수 있도록 현지 교육기관 설립을 지원하고 관련 기자재 보급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글로벌 AI 허브’ 설립을 추진한다. 이 허브는 주요 국제기구의 AI 기능을 집적하고 개도국의 AI 전환(AX)을 지원하는 다자협력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ILO, IOM, ITU, UNDP, WFP, WHO, UNEP, UNICEF, UNHCR 등 9개 국제기구와 WB, ADB, IDB, EBRD, CABEI 등 5개 MDB의 AI 협력센터를 국내에 유치할 계획이다. WB AI 협력센터는 이미 지난해 12월 개소했으며, 나머지 4개 MDB의 AI 협력센터도 국내 설립을 준비 중이다. 이들 센터는 향후 글로벌 AI 허브 캠퍼스 내에 입주할 예정이다.
정부는 구체적인 향후 계획도 제시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EDCF 현지사무소를 통해 사업수요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KSP 긴급자문을 AI 분야에 우선 추진한다. 민간제안사업은 공모기간(6월 16일~7월 19일)을 거쳐 올해 하반기에 접수할 예정이다. MDB 신탁기금을 활용한 AI 신규사업 발굴과 기획은 내년에 본격 추진된다.
사업 메뉴에 대한 수원국 협의도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한다. EDCF 중심의 K-AI 패키지 메뉴를 수원국과 MDB에 제안해 구체적인 사업화를 추진한다. 장관급 면담, MDB 연례협의, EDCF 정책협의 등에서 개별 사업을 논의하고 협조융자와 혼합금융 등 재원조달 방안도 함께 협의할 방침이다.
이미 AI 도입에 대해 수원국과 협의를 완료한 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된다. 우즈베키스탄 메디컬 클러스터에는 AI 암 진단과 AI 병원정보시스템이, 몽골 제2국립 암센터에도 AI 암 진단과 AI 병원정보시스템이 구축된다. 탄자니아 AI 교육기관에는 AI Lab 설치와 AI 교육기자재가 공급될 예정이다.
AI 기술 홍보와 확산을 위해 올해 4분기부터 수원국 공무원 대상 워크숍과 교육과정에서 우리 AI 신기술을 적극 적용한다. 우리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통해 수원국의 AI 사업정보를 제공하고, 기업의 사업 참여를 지원하기 위한 컨설팅도 올해 하반기부터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K-AI 패키지를 통해 우리 AI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개도국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할 것”이라며 “글로벌 AI 기본사회 실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