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려는 기업과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온라인에서 직접 만나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전기사용자(기업) 간 전력구매계약(PPA)을 중개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7월 15일부터 시범사업(모의거래)에 들어간다고 14일 밝혔다. 이 플랫폼은 재생에너지 100% 사용(RE100)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재생에너지를 조달하고, 발전사업자는 장기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PPA(Power Purchase Agreement)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한국전력거래소 등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전기사용자에게 직접 전력을 공급하는 계약 방식이다. 그동안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소 대부분은 정부의 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에 따라 발급되는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대형 발전사에 팔아 수익을 내왔다. 하지만 PPA가 활성화되면 △국민 전기요금(RPS 정산금) 부담 완화 △수출기업의 RE100 달성 △재생에너지 사업자의 장기 수익 안정 등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국내외 대기업을 중심으로 RE100 이행을 위한 재생에너지 조달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실제로 직접 PPA 체결 건수는 2023년 13건에서 2024년 29건, 2025년 79건으로 증가했으며, 올해 1~5월에만 118건이 추가로 체결됐다. 하지만 기업들은 적합한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발전사업자 역시 전력을 살 기업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번 중개플랫폼은 이러한 정보 불균형과 낮은 시장 접근성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우선 기후에너지환경부는 7월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PPA 중개플랫폼 시범사업(모의거래) 시작 행사를 연다. 이달 말까지 플랫폼에서 모의 거래가 진행되며, 사용자 관점에서 시스템을 점검하고 개선사항을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시범사업 참여자는 지난 6월 말부터 한국에너지공단이 공개 모집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자, RE100 참여 기업 등 총 43개 기업 및 협단체다.
행사는 플랫폼 소개 및 간담회, 시스템 시연 및 모의거래 운영, 참여자 간 네트워킹 순으로 진행된다. 참여자들은 플랫폼 내 판매·구매 게시판에 희망 물량과 조건을 직접 올리고, 조건이 맞을 경우 비공개(블라인드)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발전사업자는 설비 구분, 에너지원, 희망 가격, 판매 용량, 계약 형태, 계약 기간 등을 게시하고, 수요기업은 기업명, 희망 가격, 구매 용량, 계약 형태 등을 게시한다. 공급사업자는 구매 게시판과 판매 게시판을 동시에 활용해 수요와 공급을 중개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정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은 시범사업 기간 중 업계 의견을 적극 반영해 플랫폼을 보완한 뒤, 8월 초부터 플랫폼을 정식 공개하고 운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 자리에서 중개플랫폼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 방안도 함께 공개한다. 우선 PPA 거래를 위해 전력거래소 계량기를 설치하거나 교체할 필요가 있을 경우 소규모(1MW 이하) 발전사업자에게 설치비를 지원한다. 또 PPA를 체결한 수요기업에 대해 망이용료 지원 기간을 확대한다. 기존에는 중소·중견기업이 3년, 대기업이 1년이었으나 앞으로는 각각 7년, 5년으로 늘어난다. 지붕형 태양광 발전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정부 보증보험료 지원 비율도 기존 15~30%에서 최대 50%로 확대된다. 이밖에도 RE100 펀드 가점 등 RE100 관련 지원사업과 연계해 중개플랫폼 활용 시 추가 혜택이 주어진다.
심진수 기후에너지환경부 재생에너지정책관은 “이번 시범사업 참여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PPA 공급 물량과 수요 물량이 각각 1GW 내외로 나타나 업계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시범사업 과정에서 업계 의견을 적극 수렴해 재생에너지 PPA 활성화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중개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구축·운영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