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농약이 사람과 동물에 미치는 독성을 평가하는 '농약 및 원제의 등록 기준'을 전면 개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개정은 국제 수준의 농약 독성 평가 체계를 구축하고, 동물실험을 줄이는 대체시험법 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추진됐다.
개정안의 핵심은 시험성적서 제출 기준을 강화한 점이다. 기존에는 일부 유전독성 시험성적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면제 기준이 있었지만, 이번 개정으로 해당 기준이 삭제돼 모든 농약 등록 과정에서 더욱 엄격한 안전 검증이 이루어지게 됐다. 또한 발달신경독성(태아나 어린이의 신경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시험)과 피부흡수율 시험을 새롭게 반영해, 농약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더 세밀하게 평가할 수 있게 됐다.
농약의 독성 검토와 판정 기준도 국제 기준에 맞춰 대폭 정비됐다. 신경독성, 반복투여독성(일정 기간 반복 투여 시 나타나는 독성), 만성독성(장기간 노출 시 나타나는 독성), 발암성, 번식독성, 기형독성 등 주요 항목의 평가 기준을 국제기구와 선진국 수준으로 조정했다. 이와 함께 각 시험 결과가 농약 안전기준인 1일섭취허용량(ADI: 사람이 평생 매일 먹어도 건강에 해가 없는 최대 섭취량)과 농작업자노출허용량(AOEL: 농약을 취급하거나 살포하는 작업자가 매일 노출돼도 건강에 유해 영향이 없는 최대 노출량)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설정 기준을 명확히 제시했다.
최신 독성 시험방법도 크게 확대됐다. 국제 동물복지 정책 흐름에 맞춰 동물대체시험법을 기존 9개 항목 21개 시험법에서 12개 항목 33개 시험법으로 늘렸다. 이는 동물 실험을 최소화하면서도 정확한 독성 평가가 가능한 첨단 기술을 도입한 것이다. 화학농약의 인축독성시험법은 23개 항목 40개 시험법에서 25개 항목 68개 시험법으로 확대됐으며, 미생물농약의 인축독성시험법도 13개 항목 13개 시험법에서 13개 항목 15개 시험법으로 늘었다. 사용자가 시험법을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시험법별 개요에 시험 목적, 정의, 원리도 새롭게 추가했다.
농촌진흥청 독성위해평가과 이경원 과장은 “이번 개정으로 국제기준을 반영한 최신 독성 평가 기술과 국제 규제 환경 변화를 제때 반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농약 독성 평가 체계를 지속적으로 정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으로 농약 안전성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발달신경독성 등 취약 계층을 고려한 평가 항목이 추가되면서 어린이와 임산부 등 민감 집단에 대한 보호 수준이 높아졌다. 동물대체시험법 확대는 동물 복지 증진과 함께 비용 절감 효과도 가져올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은 앞으로도 국제적 변화에 발맞춰 농약 안전 기준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