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ETF·ETN) 시장의 과열을 잠재우고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 강력한 보완책을 내놓았다. 관계기관 합동으로 마련된 이번 방안은 신규 상장 중단, 기본예탁금 인상, 괴리율 관리 강화 등 시장 안정화와 투자자 보호에 초점을 맞췄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특정 기업 주가의 움직임에 2배로 연동돼 수익과 손실이 모두 확대되는 고위험 상품이다. 올해 5월 27일 국내에 처음 도입된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이 인기를 끌며 시가총액이 한 달여 만에 4조 4000억원에서 11조 90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불어났다. 같은 기간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10조 4000억원에서 13조원으로 증가했다.
문제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 손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지난 5월 26일부터 7월 10일까지 주요 반도체 기업의 일간 수익률 변동성을 연율로 환산한 결과, 미국 샌디스크가 131%, 마이크론이 123%, 일본 키옥시아가 118%, SK하이닉스가 113%, 삼성전자가 96%에 달했다. 또한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해 말 34%에서 지난 7월 15일 52%로 치솟으며 시장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
이에 정부는 7월 16일 경제부총리 주재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 보완방안을 확정했다.
첫째, 시장 내 과열 경쟁을 완화하기 위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한다. 인버스(주가 하락에 베팅)와 커버드콜(프리미엄 수익 추구) 상품도 포함된다. 이미 상장돼 거래 중인 상품에 대해서는 증권사와 운용사의 광고 및 이벤트성 마케팅을 즉시 금지했다.
둘째, 투자자 보호 체계를 대폭 강화한다. 우선 유동성공급자(LP)인 증권사가 괴리율(시장 가격과 실제 자산 가치의 차이)을 관리해야 하는 기준을 현행 3%에서 2%로 강화한다. 고의나 중과실로 이를 위반하면 신규 종목에 대한 유동성 공급 업무를 제한할 수 있다. 운용사가 운용하는 ETF가 적정 괴리율을 반복 위반하면 신규 ETF 상장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또한 괴리율이 급등해 적정 가격 형성이 어려운 ETF에 대해 투자유의종목 지정 절차를 기존 3단계에서 2단계로 단축해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괴리율이 관리 의무 기준의 2배를 반복 초과하는 경우 즉시 지정 예고와 지정 절차를 밟는다.
사전교육도 강화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신규 투자하려면 기존 2시간(기본 1시간+심화 1시간)에서 3시간(심화 1시간 추가)으로 교육 시간이 늘어난다. 챕터별 중간평가 문항을 확대하고 60점 미만이면 해당 챕터를 재학습해야 한다.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는 일정 손실 발생 시 손실률과 중장기 보유 위험을 푸시 알림 등으로 자동 안내하는 시스템을 도입한다.
셋째, 수요 안정을 위해 투자 요건을 강화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국내·해외 상장 모두 포함)에 신규 투자하거나 추가 매수하려면 기본예탁금을 현행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려야 한다. 기존에는 주식이나 채권 등 대용증권의 70%를 예탁금으로 인정했지만, 앞으로는 현금만 인정된다. 또한 거래 경험에 따라 예탁금 요건을 완화할 수 있었던 조항도 폐지된다.
매매수량 단위도 1좌에서 20좌(잠정)로 확대해 기초 주식 대비 상품 가격을 현실화한다. 이는 낮은 가격으로 소액 투자가 가능했던 점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1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관계기관은 이번 조치를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 규정 개정이나 시스템 개발이 필요 없는 과제는 즉시 시행하고, 필요한 과제는 8월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시스템 개발을 기한 내 완료하지 못한 증권사에 대해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신규 거래를 제한하도록 권고할 계획이다.
정부는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안정화되지 않을 경우 전문가와 투자자 의견을 수렴해 추가 보완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코스닥 시장 활성화, 연금을 통한 장기 투자 유도, 혁신 금융상품 도입 등 자본시장 체질 개선 노력도 병행할 예정이다.
한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분산 투자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개별 기업의 악재에 직접 노출될 위험이 크다. 레버리지 상품은 단기간에 손실이 확대되는 지렛대 효과와 횡보장에서도 손실이 발생하는 음의 복리 효과가 있어 장기 투자보다 단기 투자에 적합하다는 점을 투자자는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