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의 정자와 난자를 만드는 모태 세포인 원시생식세포를 체세포에서 유도하는 핵심 열쇠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찾아졌다. 농촌진흥청은 닭 체세포에서 원시생식세포의 특징을 나타내는 유전자가 작동하도록 하는 핵심 조절인자 10종을 밝혀내고, 이를 형광으로 확인할 수 있는 추적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원시생식세포는 초기 배아 발달 단계에 나타나며, 성장하면서 정자와 난자로 분화하는 세포다. 일반 체세포와 달리 DAZL, DDX4 같은 생식세포 관련 유전자를 발현하는 특징이 있지만, 어떤 전사인자(유전자 작동을 조절하는 단백질)가 이 유전자들의 발현을 조절하는지는 그동안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원시생식세포 관련 유전자를 조절하는 핵심 전사인자를 찾기 위해 대규모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 후보 전사인자 10종을 선발했다. 선발된 전사인자는 NANOG, POUV, SOX2, LIN28A, Blimp1(PRDM1), TFAP2C, PRDM14, HNF4A, OTX2, CDX2 등이다. 이어 유전자가위(CRISPR/Cas9) 기술을 이용해 생식세포 관련 유전자인 DAZL이 발현되면 형광이 나타나는 추적 세포를 개발했다.
연구 결과, 선발한 전사인자를 도입한 체세포에서는 DAZL 유전자가 발현되면서 형광이 나타났다. 또한 원시생식세포의 특징을 보여주는 유전자와 단백질도 함께 확인됐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선발한 전사인자들이 원시생식세포 관련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번 연구는 닭에서 원시생식세포 유도 과정을 정밀하게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 원시생식세포 유도 원리를 명확히 구명하고, 차세대 가금 생명공학 연구를 위한 연구 플랫폼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 성과는 축산 분야 국제학술지 'Animal Bioscience' 저널에 게재됐으며, 관련 기술은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바이오유전체과 이경태 과장은 "이번 연구로 닭 체세포에서 원시생식세포 유도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연구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며 "유도 세포가 실제 원시생식세포의 기능적 특성을 완벽히 갖추었는지 확인하고, 원시생식세포 유도 기술을 고도화하는 후속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